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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필/삶

아침 출근길에도 꽃길따라

by 眞草 권영수 2021. 6. 17.

아침 출근길에도 꽃길따라

출근길 주변에 아름답게 피어난 꽃들이 일일이 반갑게 맞이해 주는 듯하니 발길을 한층 더 가볍게 해준다. 오늘도 좋은 일만, 이처럼 꽃길이길 바라면서 출근길을 재촉한다.

요즘 아침 저녁만 빼고나면 햇볕이 제법 쨍쨍해서 습도와 함께 더위로 외부활동이 좀 힘들게 느껴질 정도이다. 하지만 아침 출근길은 아직 뜨거운 햇살이 내려오기 전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한밤부터 시작된 찬 기운이 남아서 그런지 몰라도 시원한 바람이 솔솔 불어와 발걸음이 가벼운 느낌을 가져다 준다.

오늘 아침 하늘에 펼쳐진 풍경이 뭉게구름이 몰려있는 형상이 마치 비룡승천(飛龍昇天) 하기라도 한듯 하늘에서 커다란 용이 내려다 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 앞에는 호위무사 처럼 보이는 사람들이 그럴사한 형체로 얼핏 보인다. 하늘이 청명하게 맑지는 않지만, 그래도 한참동안 파란 하늘을 제대로 볼 수 있어 기분 좋은 하루를 활짝 열어주는 듯하다.

도심은 늘 발전하는 모습으로 언제나 공사중인 건물들이 많다. 또한 언젠가 부터 차를 타고 다니면서 늘 도로공사를 한번도 빠지지 않고 보는 듯하다. 매번 공사를 하는데도 움푹패인 곳이 있는 걸 보면 공사를 제대로 했는지도 모르지만 트래픽이 많아 차량이 조금 밀리고 이 풍경을 매번 비슷한 시간대에 왔다갔다 하면서 보는 흔한 장면이기도 하다.

여러 단체 기관에서 걸어둔 플랭카드들도 보이지만 조금 멀리 떨어져 있어 뭔지 자세히 잘 모르겠지만, 그중에서도 시민들이 책을 많이 읽었으면 하는 독서켐페인 문구를 걸어 놓은 듯해서 그나마 눈에 쏙 들어온다. 예전엔 시간이 나면 어떻게 해서든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요즘은 정신없이 빠쁘고 여유가 좀 없어서 그마저 힘들지만 그 문구대로 억지로라도 읽어보려고 한다.

그런데 어릴적 공부를 잘못하는 학생이 끙끙거리며 시험 바로 전날 벼락치기라도 하는 것처럼 책을 읽으려고 하니 진도도 제대로 나갈리 없다. 그래도 그렇게 내민 문건이긴 하지만 나를 세삼 일깨워주니 다행으로 노력은 해보련다. 바로 그속에 나를 다시 깨워 주고 바로 세워주니, 신선한 새로운 방향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오늘도 흘린 하루 땀방울이 헛되지 않았으리라 이런저런 생각에 그 꽃길이 위안거리로 삼아 본다. 내가 흘린 땀방울 속에는 아마도 맨발로 달리며 시림과 아림을 견뎌낸 인내가 담겨 있을 것이다. 그래서 성취감과 자신감 그리고 행복감을 얻을 수 있다. 또 나에 대한 믿음과 사랑이 고스란히 스며 있으리라 본다. 출근길에 마주쳤던 장미꽃을 바라보면서 내심 성숙도를 더한 여름을 이렇게라도 재촉하고 있었나 보다. 6월 들어 흑장미 한송이가 내는 꽃내음을 맡으면서 바램이 있다면 함께하는 앞길이 그런 향기로운 꽃길로 내내 걸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꽃길만 걸어요.' 몇년전 어느 방송사에서 방영되었던 드라마에서 "비록 남들과 다르지만 가족애를 발휘하며 진정한 가족으로 단단히 여물어 가는 사연 많은 가족들의 이야기와 삶의 위로가 되는 힐링 로맨스" 스토리로 그려졌던 것 처럼, 잊혀져 가는 삶의 소중한 가치를 이참에 되새겨 보고 꽃길의 의미를 함께 나누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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