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는 다 그래? 직장생활이 바쁘다. 친구도 만나야 한다. 여러 이유로 집에도 늦게 들어 온다. 집안일도 하기 싫다. 나같은 경상도 남자는 무뚝뚝해서 집에 와서 하는 말이 "애는, 밥 먹자, 잠 자자" 이 세 마디만 할 정도로 말수가 작다. 남편감으로 빵점인 셈이다. 세월이 흘러 요즘 사고로 볼 때 그런 시절도 한때 있었던가 반성이다.
부부에게 서로 여보 당신이라 부른다. '여보'는 같을 如자와 보배 寶이며 남자가 여자를 부를 때 하는 말로 보배와 같이 소중하고 귀중한 사람이라는 의미이다. 당신이라는 말은 마땅할 當자와 몸 身자로 따로 떨어져 있지만 바로 내 몸과 같다는 의미가 '당신'이란 의미이며 여자가 남자를 부를 때 하는 말이다.
결혼 초에 이런 말의 의미조차 잘 모르지만 살면서 조금이나마 깨우치면서 사는 것이 다행이다. 남과 여에게는 대체로 80:20의 Pareto 법칙이 작용된다고 한다. 여자는 안주인이라 해서 남자를 마음속에 차지하는 비중이 80이고, 반면에 남자는 바깥 주인라라 해서 여자를 20정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래서인가? 남자들은 결혼생활을 쉽게 생각하는 면이 있다.
고향친구를 만나 어떤 시국사건에 대해 대담한 판단을 내린 법원 판사의 얘기가 나왔다. 그가 누군가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 친구가 바로 그 판사의 집안 형이었고, 과거에 몇 번 만난 적이 있어 세상이 좁다는 것을 새삼 느껴 더 친근감이 간다.
흙수저 출신으로 개룡에게도 숨겨진 얘기가 있다. 시골의 부모는 빈민이지만 자식은 세상에 나가 판사나 교수 신분으로 개룡(개천에서 용난 사람)이 되었으니 고향에서 바라보는 시선이 과히 상상이 가고도 남는다.
결혼을 하게 되면 얘기가 좀 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아들과 부모의 관계에서는 어떤 상황에서든 이해로 포용이 되지만, 도회지 출신의 며느리와 시부모 간은 다르다. 갈등으로 인한 삼각관계에서 해야 할 바를 다하지 못할 경우 개인 가정사로 괴로울 수밖에 없다.
어느 부부에 대한 얘기로 결혼 후 어머니를 직접 모시고 함께 살아온 입장에서 사소한 갈등이 있기 마련이다. 그 아내는 매우 힘들어 했던 것 같다.
결혼에 대한 책임과 자존심이 있었기에 친정에 가서도 친구나 동료들을 만나도 속 시원하게 털어 놓을 수가 없다. 억울한 상황에 울분을 토하지만 본인이 안고 갈 수밖에 없는 처지라 궁지에 몰린다. 남편은 알고는 있었지만 이를 다 꽤 뚫어 보지는 못한다. 하지만 서로의 믿음과 사랑은 항상 굳건하다. 이게 그 부부를 지켜준 버팀목이다.
결혼생활은 두 사람의 결합이기도 하지만, 문화 풍습 지역 음식 습관 의식구조 등 자라난 환경이 엄연히 다른 가운데, 현실의 결합이고 양가의 결합이기도 해 부모와 자식간 관계에 가족이 있어 두 사람이 감당해야 할 부분이 커 현실의 벽에 부딪힐 수 있는 구조이다.
부모님은 젊어서 살림 형편이 좋지는 않았지만 남들에게 베풀면서 살아 오셨다. 이 복이 그 자녀들를 출세로 만들어 주신 것 같다. 또한 부부도 인내하면서 부모님을 선의의 마음으로 성의껏 모셨기에 아이들이나 행복한 가정으로 세울 수 있었다고 믿는다.
결혼이라는 것은 쉽지만 사실 어렵다. 똑같은 말, 똑 같은 장소, 똑 같은 상황이라도 시간이 흐르면 현실이 다르게 보이고 다르게 판단하게 되어 있다. 세상이 어찌 항상 좋을 수만 있겠나? 인내가 필요하고 삶을 현재의 잣대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좀 더 넓게 길게 바라보면서 추구해 가야 행복해 질 수 있다.
남자는 다 그래? 대부분 남자들은 결혼을 해서 가정의 틀안에서 남편으로 돌아오게 되어 있다. 긴 세월 속에 맺어진 가족이 자신의 존재 이유이기도 하다. 삶의 행복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얻어내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행복이 뭔지 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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