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사람을 가르친다는 게 언제나 어려웠다.
청소년 시절 내게 영향을 많이 미친 분으로 주변에 세분 정도로 기억된다. 두 분은 학창시절 좋은 선배로 인연을 맺어 전체 수석을 할 정도로 공부도 잘했을 뿐더러 자신의 미래를 부러울 정도로 잘 개척해 갔기에 ‘그분을 따라 가야겠다.’ 이렇게 늘 좋은 롤 모델이 되어 주었다. 물론 그분들도 나중에 모두 교수가 되었다. 또 한분은 대학 때 지도 교수님이었는데 그 당시 외국에서 유학을 하고 국내로 돌아와 대학과 학계에서 그 분야 학문을 주도하셨고, 항상 학자로서 인품이나 연구하는 자세 그리고 학생들을 가르치는 품격이 너무 멋있어 보였다.
그 분들 모두 주목할 만한 것은 한 분야의 학문적 몰입과 그 분야 장인이 되기 위해 쏟아 부은 열정과 노력이 얼마나 큰가를 잘 보여주었다. 나 자신의 어설픈 노력에 늘 반성하며 이 분들을 닮아가기로 했을 뿐더러 가까운 지인으로 옆에 있다는 게 행복했다. 연구와 교육을 하는 한 항상 이분들의 자세를 생각하고, 학생들이나 여러 교육생들에게 교육자의 안일함으로 인한 학습권 침해를 늘 경계하면서 조금이라도 흩틀어진 마음이 있다면 초심으로 돌아가 가다듬고자 노력했다.
누군가를 가르친다는 것은 무엇보다 열정이 중요하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자료와 교수학습 준비를 많이 할수록 교육자로서 역량을 키운다는 점,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가 하나가 될 정로도 몰입되는 강의, 불같은 순수 열정과 진정성이 담겨있는 교육이 내가 지향하고자 하는 자세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 분들을 멘토로 그 열정을 오롯이 받아들이려고 했고, 대학교수로서 스스로 선택에 대한 책임감으로 수년이 흐른 지금에도 바로 그 노력이 조금이나마 빛을 밝히고 언제나 버팀목으로 작용했으리라 생각이 든다.
가르칠수록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말이 가슴에 와 닿았고, 가르치는 것과 배우는 것은 상호작용으로 서로 성장한다는 말이다. 학문이 아무리 깊다고 해도 가르쳐 보면, 자신이 미처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다는 것을 깨우치게 된다. 따라서 스승은 부족한 곳을 더 공부하며, 마찬가지 제자는 스승의 가르침을 남김없이 받아 학식이 더욱 풍부한 인재로 성장한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이 있다. 배움이 깊을수록 겸허해 진다는 뜻으로 비유해도 좋을듯하다. 교육은 학생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어떻게 해야 그 소망을 달성할 수 있을지를 소상하게 알려주는 일에서 출발해야 한다. 스승의 존재 가치는 바로 여기에서 찾을 수 있고, 가르치는 일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결코 벗어날 수 없다. 가르치는 것이 미처 이해하지 못했던 것을 확실히 이해할 수 있게 해주어 결국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교학상장의 의미를 깨달을 수 있게 해준다.
이황과 기대승, 두 사람은 인간의 본성인 '사단칠정(四端七情)'을 놓고 8년에 걸쳐 4번을 만나고 120통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치열한 논쟁을 벌였다고 한다. 이 이야기가 당대 최고의 학자였던 이황과 고봉 기대승의 논쟁이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나이와 지위를 뛰어넘어 서로 잘 알면서 존중했던 교육과 그 토론에 대한 겸손한 자세는 시대를 뛰어넘어 옛날이나 지금이나 깊은 감동을 전해준다.
이렇듯 이런 얘기와 다소 다른 점이 있겠지만 항상 열린 마음으로 나름 교육적 철학에 바탕을 두고 30여년간 매일 학생들을 가르치고, 간혹 청소년들 대상으로 특강도 해보았다. 일반인들 대상 특강이나 군부대 장병들과 직장인 대상 재교육과 재취업 교육훈련에도 기회가 주어졌다. 또 결혼식에서 주례사 말씀도 해 보았다. 그런데 특히 방학 때마다 초중고 교사대상으로 직무연수 교육을 여러 차례 해 보았는데, 교육일선 현장에서 가르치는 분들이라 그랬는지 몰라도 그간 여러 교육활동 중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면 제일 신경이 쓰였든 듯하다.
"공부해서 남 주나"라는 말이 있지만 오히러 "배워서 남 주어야 한다." 이 말이 더 옳을 듯 하다. 나에게는 다른 사람을 가르친다는 게 언제나 어려운 일로 여겨져 항상 교학상장을 머리속에 두면서 겸손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이렇게 우리 학생들을 포함해 여러 사회계층 다양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교수학습 활동과 교육에 참여해 본 경험들 하나하나가 매우 소중하고 행복했던 일로 영원토록 간직하고 싶다. 어려서 부터 꿈꿔왔던 교수 자리를 30대 초반에 꿰 차고, 어찌보면 연구와 봉사, 그리고 가르치는 일이 나에게 하늘이 내려주신 선물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더욱더 감사하다.
대통령 표창 공적
28년 이상 교수로 재직하면서 아래와 같이 교육 연구 봉사로 대학교육 발전과 산업체 기술발전에 기여함.
1) 교육 분야에서 28년 이상 매학기 12시수 ~ 18시수 강의를 맡아 강의를 진행하였고, 학생 2,500여명 대상으로 한 교육과 학생지도 활동, 학생취업 과정 및 취업률 제고에 기여, 학과장을 포함 25년간 12회에 걸쳐 보직 수행, 교무위원회를 포함 각종 교내위원회 활동에 다수 참여로 교내 봉사에 기여
2) 연구 분야에서 ICT관련분야 SCI급 외국저널 및 국내 학회지에 논문 30편을 등재 및 발표를 하였고, 교재 10권 집필하여 학생교육에 직접 접목, 연구개발과제 15건을 수행하여 지식창출에 기여, 한국정보통신학회 충북지부장 3회 및 한국통신학회 충북지부 상임이사 및 고문 역임으로 학회 발전에도 기여
3) 산학협력 분야에서 관련 산업체와의 매년 산학협력체제 구축, 기술특허 46건, 산학연과제 개발 및 기술지도 수행으로 10여차례 이상 산업체에 기술이전을 하였고, 지식경제부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 중소기업청 등 정부 및 지방자치 단체(청주시 증평군 보은군)와 그 산하기관(도교육청, 충북테크노파크, 세계직지문화협회, 청주문화원 등)에서 과제심사 평가 위원회 위원 및 위원장 등 18회 역임으로 전문지식을 사회봉사에 기여
4) 사회교육 분야에서 직장인들과 공군부대 장병들 대상 재교육과 재취업 교육훈련에 참여, 일반인들 대상 사회교육 프로그램, 청소년들 대상으로 동아리 체험학습 및 교육프로그램(청소년수련관, YMCA)에 참여, 방학 때마다 초중고 교사 대상으로 특수분야 직무연수 교육(도교육청, 한국언론재단 주최)에 참여로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함.
대학내 과학관 321호 연구실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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