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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과나/교육

현상유지는 퇴보 아닌 다 죽어

by 眞草 권영수 2018. 12. 1.

비전상실증후군(Boiled Frog Syndrome or Lost Vision Syndrome)은 심리학에서 쓰이는 용어로 무의식중에 그 속에서 자신도 모르게 서서히 익숙해지기 때문에 미처 빠져나올 수가 없다.”는 의미이다.

 

프랑스에서는 그르늬이(Grenouille)’라는 삶은 개구리 요리가 유명하다. 이는 손님이 앉아있는 식탁 위에 버너와 냄비를 가져다 놓고 살아있는 개구리를 냄비에 넣고 조리하는 것이다.

 

물이 너무 뜨거우면 개구리가 펄쩍 뛰어 나오기 때문에 처음에는 냄비 속에 개구리가 좋아하는 미지근한 물을 부어 준다. 그러면 따뜻한 물에 기분이 좋아 엎드려 있다.

 

이때부터 약한 불로 물을 데우기 시작한다. 느린 속도로 서서히 가열하기 때문에 자기가 삶아지고 있다는 사실도 모른 채, 잠 들면서 죽어가게 된다.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학습되고 편향된 사고에 파뭍혀 있다면 그 시야로 새로운 세계를 바라 볼 수가 없다. 어쩌면 지금의 우리 모습이 개구리와 별반 다르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 정도이면 괜찮지" 안일한 생각에 푹 빠져 자신이 어디로 가는지도 모른 채 하루하루를 보낸다. 것이 우리의 한계로 와 닿는다.

 

사람들 중에도 그와 마찬가지인 경우가 있다. 세상을 사는 방법과 요령을 조금은 체득 했으니 당장 먹고 사는데 별 문제는 없다. 가족과 주변 친구들도 있고, 건강하게 살고 있고, 가진 것도 좀 있으니 고민거리가  크게 없다.


로마나 통일신라가 망한 것도 외부 침략 때문이 아닐 것이다. 따지고 보면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비전이 없어 서로 단결하지 못하고, 목적의식이 없어지니 스스로 당하고 무너진 것이다.

 

우리의 일상도 이렇게 무의식중에 순간적으로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조금만 기다렸다가 해보자 하는 생각이 들 때 많이 늦어 버렸다는 사실도 모르고, 좀 더 서둘러 볼 것을 하면서 후회 속에 또 하루를 보내는 경우도 있다.

 

비전(vision)내다보이는 미래의 상황’을 뜻한. 내일은 좀 더 실속 있고 후회 없는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다짐도 해보지만, 마음먹은 대로 이루지 못하는 것이 바로 우리네 현실 삶인 듯하다.

 

비전상실증후군은 참으로 무서운 현상이다. 우리가 개구리 신세처럼 삶아지고 있다는 사실을 모른다. 비전을 갖지 못하면 그간 땀 흘려 이룩한 번영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를 의식하지 못한 채 손도 못써 보고 갑자기 당한다는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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