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social distancing)'는 요즘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아마도 가장 많이 듣던 말 중의 하나일 것이다. 물리적 거리두기(physical distancing) 혹은 안전한 거리두기safe distancing)라고도 하는데, 감염관리의 하나로 사람간의 접촉 가능성을 줄여 질병 전파를 늦추고 사망률을 최소화 하자는 데서 나왔다.
인간(人間)이란 본래 ‘인생세간(人生世間)’이 줄어든 말로 해석하자면 '사람들이 오순도순 모여 지내는 세상’, 즉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과도 일맥상통한다. 사람을 이해하는데는 복잡하게 얽힌 묘한 구조이어서 개인의 특성만으로 다 알 수 없고, 상호관계와 그 작용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이해할 수가 있다.
요즘 세상은 개인주의가 만연하고 컴퓨터 스마트폰 SNS 발전 등으로 혼자만의 가상 사이버세계 속에 빠져 사는 시간이 늘어났다. 게다가 혼밥을 즐기고 나홀로 1인 가구가 증가하는 추세로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본다. 이에 따라 소속감을 주는 사회적 기능이나 사랑으로 보살펴 주는 가족 기능이 약화되거나 사라져가고 있어 또 다른 의미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었던 셈이다.
백신개발이 늦어져 코로나 바이러스가 쉽게 사라지지 않고 돌연변이와 기생해 살면서 지속됨에 따라, 여기에 맞추어 원격교육, 재택근무, 원격진료, 온라인 예배, 자가격리도 사회전반에 걸쳐 일시 시험적으로 해보았다. 또한 집에서 온라인 구매와 택배도 발달해, 코로나 펜데믹 이후 사회의 변화도 많이 일어나겠지만 인간의 삶의 형태나 질서를 더욱 바꾸게 할 것이라 전망한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오히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많이 보내도록 해 주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가족(Family)이란 “Father And Mother I Love You. 아버지 어머니 나는 당신들을 사랑 합니다."에서 나온 것이라 한다. 그러니 가족이라는 말은 생각만 해도 눈물이 핑 돌 정도로 따스한 단어이다. 거리를 둔다 해도 멀리 할 수 없고 한집에서 한솥밥을 함께 먹고 잠을 같이 자야 하는 게 가족이다.
유대인의 가정교육은 식탁과 잠자리에서 부터 이루어진다고 한다. 식탁에서 가족간 대화가 토론 문화의 시작이 되어 반대 의견도 내고, 여기서 자연스레 사회성을 지니게 되며 논리력과 설득력이 길러진다. 잠자리에서 토라와 탈무드 등 고전을 읽어주어 뿌리교육과 그들만의 정체성을 확립한다. 또한 안식일 법 때문에 주말이면 가족이 함께 모이고 만찬을 통해 가족의 유대감을 더욱 길러주게 된다.
이처럼 어려서부터 부모와의 원만한 정서적 교감 때문에 탈선이나 가출, 약물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드물다고 한다. 그 결과 세계인구의 0.2%에 불과한 유대인들이 노벨상 23% 특히 경제학상의 40%, 여성 노벨상의 50%를 차지하게 되었다. 미국 Ivy 리그 대학에서 교수 재직자는 20% 차지, 그리고 전세계 갑부 중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전세계 각 분야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유한 민족으로 너무 잘 알려져 있다. 여기서 가정교육의 중요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일본에 코이라는 잉어가 있는데 주변 환경에 따라서 그 크기가 달라진다고 한다. 작은 수족관에서는 2~3인치에 불과한 것이 큰 수족관에서는 6-10인치까지 자라고, 만일 강물에 방류한다면 36~48인치까지도 자라는 특성을 갖고 있다.
인간은 이성적인 판단을 내리고 감정을 조절할 수 있는 지적 능력을 갖고 있으니 다행스러워 보인다. 물고기에서 보듯이, 주변 환경에 따라 자신의 모습도 변화시켜가면서 적응하려고 생존법을 모색해 가는 것이 자연 생태계 원리이다. 우리도 마찬가지 사회나 가정에서나 삶의 목적과 방향을 새삼 다시 살펴보고, 새로운 변화를 모색할 기회로 다행히 코로나 펜데믹 이후를 내다 보게 해준다는 의미에서 중요하다.
‘사회적 거리두기' 라는 계기로 가족관계가 건강한 모습인지 보듬어 보고, 사회적으로 사람 관계에도 ‘불가근불가원(不可近不可遠, 가까이하지도 멀리하지도 않음)’ 원칙을 사회 전반에 임팩트로 와 닿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가까워질수록 기대했던 존경과 사랑도 한발 떨아져 보았을 때는 좋은 모습만 보여 아름답게 보일 수도 있지만, 반대로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실망스럽게 하거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들이 허다한게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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