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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빙·취미/해외

노래가사에 담겨있는 그곳(백두산)

by 眞草 권영수 2018. 7. 18.

장백산이 아닌 백두산에 가야지

 

오래 전부터 민족의 명산 백두산(2750m)에 가보고 싶었다. 그런데 친구랑 함께 간 곳은 백두산이 아니라 정확히 말해 장백산이다. 북한을 통해 갈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연변으로 가서 연길시 용정시를 거쳐 이도백하 마을로 갔다.

 

장백산 서파 북파를 오르기 위해 이도백하의 한 호텔에 머물었는데, 백두산 입구까지 차로 40분 소요되는 거리에 있는 백두산 바로 아래 마을이다. '서파 - 북파- 천지 - 금강대협곡 - 장백폭포' 순으로 들렀다.

 

장백산으로 오르는 길은 40m 이상 치솟은 자작나무와 침엽수 등 밀림으로 우거져 울창하다. 금방이라도 백두산 호랑이가 나타날 듯한 분위기이다. 어느 정도 오르니 나무는 보이지 않고 넓은 초원과 야생화들이 활짝핀 채 우리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비가 부슬부슬 내려 점퍼와 우산을 사용해야 하는 상황이다. 비가 많이 와도 좋으나 천지를 못 볼 상황만 아니라면 좋겠다. 그런데 하루는 서파를 그 이튿날은 북파를 올랐지만 끝내 천지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고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장백폭포를 보는 것만으로 만족해야 한다.

 

백두산으로 가는 길 차창 너머로 해란강, 선구자의 무대 용정, 일송정, 발해 만주벌판이 보인다. 하지만 말 달리던 선구자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송정 푸른솔은 늙어늙어 갔어도 줄기 해란강은 천년두고 흐른다.

지난날 강가에서 말 달리던 선구자 지금은 어느 곳에 친 꿈이 깊었나.

 

'눈물젖은 두만강(노래 김정구)’ 을 사이에 두고 왼쪽으로 중국 도문시와 오른쪽에 북한 남양시가 있다. 도문의 강변공원에서 바라보니 두만강 푸른 물은 보이지 않았다. 강 건너 보이는 곳이 바로 북한 땅이다. 바지를 걷고 갈 수도 있고 다리로 건너갈 수도 있다. 그러나 갈 수 없는 곳이다. 이런 점이 마음을 찹찹하게 한다.


중국 쪽의 두만강변은 사람들이 북적이고 위락시설이 넘쳐났다. 국경감시 CCTV 카메라, 제방 둑, 가로등, 여러 시설물에 비해, 불과 50m 건너편에 북한 땅, 선전마을, 열악해 보이는 노후 시설들, 꾀죄죄한 노무자로 보이는 몇 명만이 전부이다.

 

가이드 말씀으로 두만강 뱃놀이 할 때 북한 아이들한테 과자를 던져주면 보는 앞에서는 절대 줍지 않는데, 남한 사람들이 떠난 후 지기들끼리 서로 주우려고 피나게 싸움질한다는 얘기를 듣고 단편적인 얘기이었지만 너무 안타까웠다.

 

장백산이 아닌 백두산에 가고 싶다. 이번에 천지를 보지 못한 것은 나중에 북한을 경유해서 백두산을 다시 가라고 하는 하늘의 명령으로 여겨졌다. '우리의 소원은 통일' 상황이 호전되어 그날이 꼭 돌아올 것이라 기대해 본다.


노래가사 속에 담겨있는 그곳! 동해물과 백두산이~, 일송정 푸른 솔은~, 두만강 푸른 물은~ 내용을 음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었다.



백두산에서





백두산 장백폭포에서










도문 두만강변에서







백두산에 가고 싶다.   권말선

 

너는 산이다

백두산이다

백두에 피어난

꽃이다 풀이다

천지의 맑은 물 머금은

백두산 사람이다

 

어린아이로

학생으로

청년으로

어른으로

모이고 모여

가정도 마을도 만들고

마침내 큰가정 이루듯

 

애어린 풀씨로

푸른 땅 딛고 자라

너보다 큰 꽃나무

그 보다 더 우쭐한

그 보다 더 쑥자란

우람한 나무 만나

비로소 높은 산

백두산 되었구나

 

너는 백두산 사람

천지의 맑은 물에

몸 담그고

천지의 맑은 기운

가슴에 품고

백두의 우렁한 호흡에

아침해 맞는

너는 백두밀림 속

풀이다 꽃이다 나무다

 

가끔 생각해 본다

삶이 나른함에 젖어들고

머리가 혼란에 빠질 때

 

심장이 오염되려 할 때

천지에 나를 담그면

한사발 마시고 나면

맑아질 수 있을까

깨끗해질 수 있을까

 

, 백두에 오르고 싶다

가면서 널 만나고 싶다

백두의 풀 백두의 나무

백두의 전설 새긴 숲길

한발 한발 꼭꼭 디디며

숲으로 기다리고 있을

너를 만나고 싶다

 

그리하여 언젠가는

아침해 몸 담그는

천지의 맑은 물

그 기운으로 시를 쓰는

백두의 순결한

풀꽃나무였으면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