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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교양/교육

같은 배를 타고 건너다

by 眞草 권영수 2016. 10. 4.

동주공제(同舟共濟)   오월동주(吳越同舟)

중소기업 중앙회에서 발표한 2016년 경영환경을 전망하는 사자성어로 동주공제(同舟共濟)를 선정하였다. 동주공제란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넌다는 의미로새해도 함께 힘을 합쳐 위기를 극복하자는 결의에 찬 표현이다.

 

위기는 개인의 노력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모두 함께 화합하는 것이 필요하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듯이 지금의 위기를 모두 힘을 합쳐 이겨낼 수 있는 지혜가 필요한 때인 것 같다.

 

같은 배를 타고 강을 건너다

[동주공제(同舟共濟) - 한가지 동, 배 주, 한가지 공, 건널 제]

어려운 일을 함께 해 나갈 때 흔히 한 배를 탄 운명이라고 한다. ‘한 배를 타 보아야 속을 안다란 속담은 특히 역경을 같이 지내봐야 사람 됨됨이를 알 수 있다고 한 말이다. 그런데 의도하지 않았는데 풍랑 속에 원수와 함께 같은 배를 탔다면 어떨까. ‘만경창파에 배 밑 뚫기같은 너 죽고 나 죽는 어리석은 짓을 할 사람은 없다.  

이럴 때 바로 떠오르는 성어가 吳越同舟(오월동주)이다. 원수 사이인 나라 사람과 나라 사람이라도 같은 배에서 풍랑을 만나면 서로 돕기를 좌우의 손이 함께 협력하듯이 한다고 병법서인 손자에서 가르친다
 
같은 배(同舟)를 타고 함께 강을 건넌다(共濟)는 이 성어도 출처가 같은 손자라고 한 곳이 많지만 실제 뜻은 같아도 유래는 다르다. 중국 남북조시대 의 역사가 范曄(범엽)이 편찬한 후한서주목이 한 말로 나온다. 자가 공숙후한 말기 학자 주목은 학문을 좋아하고 성품이 강직해 바른 말을 잘해 忠諫者(충간자)의 비유가 되었다.  
 
당시 척신 梁冀(양기)는 여동생인 태후와 함께 황제를 마음대로 폐하고 세우며 안하무인의 횡포를 부려 모두 꺼렸다. 주목은 양기와 함께 환관들의 횡포를 보다 못해 상소를 올려 처벌하기를 권했다.

 

夫將相大臣 均體元首 共輿而馳 同舟而濟 輿傾舟覆 患實共之

부장상대신 균체원수 공여이치 동주이제 여경주복 환실공지.

 

무릇 장군과 재상, 대신은 모두 군주와 한 몸이므로 수레를 함께 타고 달려야 하고 배도 함께 타고 물을 건너야 하니 수레가 기울고 배가 뒤집히는 환난에도 함께 해야 합니다.’

 

輿는 수레 여, 는 달릴 치. 주목은 상소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울분 끝에 종기가 나 죽었다.

19127월 중국 상하이에서 신규식 등이 국권회복 운동을 위해 조직한 독립운동단체 동제사한마음 한뜻으로 같은 배를 타고 피안에 도달하자는 이 성어에서 따 온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 : 안병화(언론인, 한국어문한자회



오월동주(吳越同舟)

기쁨과 슬픔을 함께 나눈다는 뜻으로 쓰이는 말은 다음과 같이 유사한 말로 오월동주(吳越同舟)’는 서로 원수지간이면서도 어떤 목적을 위해서는 부득이 협력하는 상태, 또는 서로 미워하면서도 공통의 어려움이나 이익을 위해서는 협력하는 상황을 비유하는 말이다.

 

吳人越人相惡也(오인월인상오야) 오나라 사람과 월나라 사람은 원수 사이지만

當基同舟而濟遇風(당기동주이제우풍) 같은 배를 타고 가다가 거센 바람을 만나면

其相救也如左右手也(기상구야여좌우수야) 마치 왼손과 오른손이 서로 돕듯 협력한다.

 

그러므로 용기 있는 사람과 겁이 많은 사람, 그 밖의 각양각색 병사들을 일치단결해서 싸우게 하는 것은 그때의 공동 목표가 누구냐에 달려 있다. ‘오월동주라고 하는 것은 여기서 비롯된 말이다.


이처럼 비록 원수사이라도 어려운 처지에서 서로의 이해가 맞아 떨어질 때는 손잡고 힘을 합쳐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