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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필/58회

새해 선물로 ‘꾀 많은 토끼’와 함께

by 眞草 권영수 2013. 1. 31.

 

새해 선물로 ‘꾀 많은 토끼’와 함께

2011년 신묘년(辛卯年), 토끼해가 밝았다.
토끼는 12간지 가운데 4번째, 달로는 음력 2월, 방위로는 동쪽, 그리고 시간은 오전 5시부터 7시까지 이다.


새해에는 호랑이의 용맹함과 활동성을 이어받고, 토끼의 지혜로움과 유순함을 본받아 우리에게 만사가 물 흐르듯 순조롭기를 바라면서, 토끼라는 동물이 암시해 주는 메시지가 시사하는 바가 있는 듯하다. 토끼는 번식력이 강해 생후 10개월이면 번식이 가능하다. 임신기간은 10개월이며, 토끼는 한 배에 5~6마리를 다산하는 동물로, 저출산의 문제를 안고 있는 우리사회에 임팩트를 준다.

 

예로부터 이야기 속 단골로 등장하던 호랑이와 함께 토끼는 귀여운 외모 때문에 만화 영화의 소재가 될 정도로 친근한 동물이기도 하다. 하지만, 야생의 호랑이, 사자, 늑대 등 탐욕스러운 맹수로부터 생명의 위협에서도 살아남을 만큼 토끼는 꾀 많고 눈치 빠른 ‘영특한 동물’로 알려져 있다. 지혜로운 약자는 위기를 만나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다.



일단 받아들이는 척하지만, 순진한 강자가 말려들도록 교묘하게 속여 속수무책에 빠졌을 때 유유히 도망친다. 토끼가 호랑이를 속였지만 얄밉거나 나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약자로서 부당하고 불합리한 위기 탈출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인간세상을 조금 이해하고 약자에 대한 배려와 도덕적 기준을 세우는 데 도움을 주는 것 같다.


척박한 환경에서 성장 통증을 거쳐, 길고 험난한 세파에 빠져들지 않고 위기도 몇 차례 찾아 왔으련만 굳건히 살아 온 삶을 뒤돌아 봤을 때, 바로 우리들 모습을 반영하는 듯해 왠지 친근하게 다가온다.

 

토끼는 미력하고 나약한 동물이지만, 때에 따라 지혜롭게 주인 노릇을 하기 때문에 ‘사자 없는 산에 토끼가 대장 노릇한다.’ 는 속담도 생겨났다. ‘토끼와 거북이’ 는 학습을 권하면서 거북이처럼 쉬지 않고 꾸준히 공부하며, 토끼처럼 능력만 믿고 교만하지 않기를 당부하는 교훈적인 이야기다.


‘달아나는 노루를 보다가 잡은 토끼를 놓친다.’ 는 속담도 있다. 흔히, 두 마리 토끼는 항상 놓치게 되는 법이다. 그걸 알면서도 항상 두마리 토끼를 쫓는다. 여기서 욕심 하나를 버릴 줄 알아야한다는 것을 ‘토끼 이야기’를 통해 일깨워 준다.

 

우리 나이, 일도 좋지만 건강도 중요하다. 목 디스크로 1년, 한 주에 2~3회 정도 병원서 물리치료를 받고 있지만, 오랫동안 직장 일로 마음과 몸이 굳어져 있어서 그런지 통증이 완전히 가시지 않고 있다. 그래서 건강이 제일이라는 생각이 들고, 주치의가 권고하신대로 1주일에 한번 이상 정서적으로나 건강을 위해 푸르른 산을 다니려고 한다.

 

산 중턱에 올라 보니, 아무리 큰 바위도 높은 산도 자연의 순리를 따르니 그 길을 막지 못함을 늘 느끼게 한다. 조그마한 옹달샘에서 출발한 물줄기는 실개천을 이루다가 점점 몸통을키워 커다란 강물을 만들어 내고, 멀리 솟아있는 산봉우리와 수목은 한 폭의 산수화로다.


사물과 사물 사이의 간격은 그럴듯한 아름다움으로 이어지며, 아름다운 풍경은 가까이서 볼 때보다는 약간의 거리를 두고 보았을 때 훨씬 멋지게 다가온다.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고 작게 느껴질 때 산 정상에서 내려다본 세상 백만장자 부럽지 않다. 아무리 큰 빌딩도 내 발 아래 있지 않은가? 이는 산을 찾는 사람만이 느끼는 특혜로다.


산행 후 땀 흘리고 나니 건강은 물론, 자연이 선사하는 느낌과 기분이 상쾌한 맛 그대로다. 가능하면 앞으로도 계속 산을 찾고 즐기고 싶다. 그 누구에게도 이 특혜를 권하고 싶다.

 

사람은 대체로 직장과 사회에서 평균 30년을 세 단계로 일에 임 한다고 한다. 처음 10년은 열심히 배우면서 열정적이다. 다음 10년은 경험과 업적을 쌓아 간다. 마지막 10년은경험에서 나오는 노련미와 관록으로 밀고 나간다고 하는 데, 하지만 건강이나 환경, 돌발변수로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다고 한다. 군대로 말하면 ‘제대 말년을 조심해야 한다.’ 는 말이 이래서 나온 것 같다.


신묘년의 새해 선물로 ‘꾀 많은 토끼’와 함께 건강하게 살았으면 한다.

2011. 1. 9. 권영수 拜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