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설픈 미소를 짓는 미숙아(未熟兒)라고? 철없던 시절 첫사랑 대신 빛바랜 첫사랑이라서 그럴까? 생소한 어색함에...
아파트에 살다 보면 간혹 관리사무소로 부터 섣부른 제안이 들어 온다고 한다. 어느 분의 얘기로 그쪽에서 실버라운지(경로당)로 나오라고 권유가 있을 때 처음 접해보는 입장에서 어찌보면 황당하기도 하다고 한다. 어느 기관의 후원으로 당일치기 무료로 단체관광이 있으니 신청해서 다녀 오라고 한다. 이런 경우에 감사하긴 하지만 아직은 왠지 흔쾌하지 않아서 머뭇거릴 수밖에 없다고 한다.
65세 나이에 경로우대라는 첫 승차를 해본 사람이라면 이렇듯 어설픈 미소가 나오는게 당연할지도... 이것이 복지인가? 혜택인가? 도움인가? 아니면 배려인가? 요즘 여기에 갑론을박 사회적 논란이 종종 일어난다. '공짜 좋아하다 큰코 다친다' 옛말처럼 이에 익숙하지 않고 건강한 사람들 입장에서 보자면 과연 그런 호의를 그대로 받아 들여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어째튼 일상에서 이런 일을 마주치면서 엉거주춤하게 포즈로 취할 때도 있겠지.
500원짜리 동전 하나로 지공선사(地空禪師)로 다닌다던지, 국립 미술관이나 전시장에서 입장권 할인, KTX와 국내선 여객기 할인, 국공립공원이나 공연장 같은 공공장소에서 무료입장이나 할인 등 넘치듯 여러 혜택을 처음 받아 본 사람이라면 한번쯤 느끼는 왠지 묘한 감정이 있을 것이다. 앉을 자리인지 누울 자리인지 선별은 해야지. 지금까지 익숙한 생활패턴이 아니었을테니까.
정당한 수혜자이면서도 이에 '미숙아'가 아닌지? 그냥 이를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과잉복지가 아닌지? 누가 이를 모두 감당하지? 혹시 매표행위로 퍼주기는 아닌지? 정서적으로 자발적 수혜에 혹시 어색함이나 거부감이라도 없는지? 미래세대에게 떠넘기는 부담은 아닌지? 괜히 쓸데 없는 걱정이라도... 여러 생각에 갸우뚱할 때가 있으니 말이다.
어느 분은 "그냥 해오던 대로 비용을 지불하고 다니지 뭐!" 이렇게 쿨하게 얘기하는 분도 있고, 이는 선한 감정에서 나오는 말씀이겠지. 반대로 "여태껏 수십년 국가에 세금을 꼬박꼬박 많이 내었으니 정당한 권리라서 당연히 누릴 자격이 충분히 있다." 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물론 어느 쪽이든 나름 논리가 있어서 틀리다는 말은 아닐테다.
생각해보니 철없던 시절 로맨틱한 첫 사랑도 아니고 뭔지 몰라도 철지난, 아마도 빛바랜 첫 사랑이라서 그렇겠지. 그래도 헷갈린다면 선택적으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겠나? 대접을 받자는 것도 아닐테고, 수구초심(首丘初心) 즉 '초심으로 돌아가자'라는 말이 있다. 이처럼 공급자나 수요자 모두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자는 출발선에서 궤도이탈하는 대신, 사회보장제도라는 순수한 사회안전망으로 성숙하게 자리매김해야 한다는데 모두가 뜻을 같이 해야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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