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9 거사? 무슨 말인가? 바로 모임날짜가 공교롭게 4월19일이다.
번개팅 치고 17명이나 모였으면 말 그대로 사고친 것이나 다름없다. 이 모두 영대 회장이라는 걸출한 인물이 다 저질렸다는 데 이의가 없을 것이다. 교회 장로님으로, 밖에 나오면 어짜피 '장기간 노는 사람(줄여서 장로)'이어야겠지만 참으로 든든한 언제나 듬직하다고 모두 찬사가 쏟아진다. 캐나다의 한 친구가 잠시 귀국해 서울 강남의 한 음식점에서 반가운 친구들과 함께 번개모임으로 이렇게 그리운 벗을 만났다. 오늘의 기승전결(起承轉結) 한마디로 '웃어서 행복했다.'
광우 얘기로 세장이 그 당시 150가구로 우리 동기가 22명일 정도로 많았고, 오늘 모임에 영대 분남 현숙 광우 해서 4명이란다. 연해 왈 광덕은 180가구 정도로 많았다고 해서 만만치 않은 동네라는 걸 이제서야 알았다. 그랬더니 종관이가 이촌은 50가구 임에도 오늘 제현 승도 영수 종관 4명이 나왔다고 자랑할 만도 하다.
제현이는 예나 지금이나 똑같이 말의 양이나 강도 면에서 저멀리 캐나다에서 해도 여기까지 들릴 정도로 언제나 다채롭다. 가끔씩 재연 재현이랑 이름이 비숫해서 친구들사이 헷갈려 하기도 한다. 그래서 이름을 잘못 표기하는 해프닝도 종종 일어나기도 한다. 어릴적 부터 막역한 가까운 친구들 사이라서 기꺼이 양해해 주겠지. 이 정도쯤이야 무슨 허물인가?
광우는 바로 옆자리에 앉아 중성지방 수치 442에서 114로 낮출 정도로 엘베를 타지 않고 매일 47층을 걸음으로 단숨에 오르내리고, 근력운동으로 건강을 유지한다고 해서 친구들의 귀감이기도 하다. 근데 모임에 와서 정치얘기 좀 하지 말라고 경고장 몇개 받았음에도 자꾸 혈기가 넘쳐난다.
용식이도 이에 뒤질세라 꾸준한 운동이나 약물치료로 혈당을 400대에서 110대로 수치를 낮추었다고 한다. 물론 대단하다. 또 쭉쭉빵빵 헌칠한 헌병대 시절에 뽀대나게 군생활하는 모습을 보고, 일개 쫄개로 갓 입대한 어린 광우의 눈에는 엄청 부러워 했다고 한다.
연해는 고궁문화해설가 겸 숲 해설가 동생 영건이를 잘 두었는지? 아니면 동생이 형을 잘 두었는지? 어째튼 잘 나가는 두 형제의 모습이라 광덕의 진보의 인물임에 틀림없어 보인다.
승하는 오늘따라 계속 싱글벙글이라 왜 그런가 했더니 드디어 일륜지대사로 6월에 예쁜 새사람을 맞이 한다고 한다. 상일동으로 이사가서 그 동네가 요즘 뜨도록 해버리고, 바로 옆에 안성까지 세종간 고속도로도 뻥 뚤려 앞날이 뻗어나갈 일만 있을 모양이다.
승도는 요즘도 소주면 소주 막걸리면 막걸리 술이 강하다고 건강미 넘치고, 고향땅에 '저 푸른 초원위에 그림같은 집을 짓고' 여기 멋진 펜션 하우스를 오가면서 인생 멋지게 사는 여유로운 친구이다.
원현이는 어릴적 각산과 진안 경계점에 살아서 소속이 어딘지 잘 모르는 사람도 있었겠지. 근무도 계획바꿔 3시간 쌩까고 단숨에 나왔다고 한다. 오랜만에 벗들을 만나려 왔는 데 누가 뭐라 하겠나? 막상 와보니 '화려하지는 않지만 있는 모습 그대로' 구구절절(句句節節) 옛 이야기들을 하고 들었으니 본전 이상을 한 셈이라고 뿌듯해 한다.
재연이는 '상노인 흉내내기' 하지 말라고 누군가 그랬더니 전혀 이를 티 내지 않고 꽃밭에서 나홀로 인기 독방차지 하더란다. 현숙 환서 정숙 소정 분남 태경 함께 그 동네 대로 모임내내 시껄벅적 유난히 재미있어 보이더라고 다들 그렇게 얘기한다.
태경 한테 "현숙 태희 태경 이름이 바뀌어 좀 헷갈린다" 그랬더니 금방이라도 곧 잡아먹을 듯이 매의 눈초리로 주변 남정네들을 확 휘저어 버리는 '끼' 발휘, 이 또한 후평의 진보의 멋쟁이다운 모습인가 보다.
소정이는 특유의 카리스마로 평소 만만치 않은 제현이도 꼼짝 못하도록 잡아 '고양이 앞에 쥐 모양'으로 해버린다. 그래서 제현 한테 이쪽으로 오라고 했더니 자리 이동하더니, 회귀본능(回歸本能, Homing instinct)이 살아났는지 금새 또 그 자리로 되돌아 가서 '하하호호 꿀잼' 분위기이다. 그쪽이 명당 터란 말이던가?
시계바늘을 잠시 어릴적으로 되돌려 초등시절, 당시 선생님, 동기 선후배, 학교생활, 동네, 군대, 건강관리, 추억속 얘기거리를 하나하나 다 꺼집어 내 시간이 언제 지나가 버렸는지 모를 정도로 '우리들끼리 얘깃거리'로 마음껏 떠들고 웃었다. 대체로 행복해서 웃지만, 오늘은 꺼꾸로 웃어서 행복했다. 그래서 종관 & 정숙 앞마당에서 4.19 거사라 할 만도 하지. 믿거나 말거나....
'글 수필 > 58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오늘도 내일도 그대들을 기다린다네! (1) | 2024.12.15 |
---|---|
오늘만 같아라! 한양도성 성곽길 돌아본 후 (0) | 2024.05.16 |
어디서든 잘 살아 보세 (0) | 2023.06.10 |
얼러리 끌러리~ 얼러리 끌러리~ (0) | 2023.01.16 |
노세 노세 늙어서 못노나니 (0) | 2019.04.1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