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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필/삶

갈등은 어짜피 우리 삶의 일부

by 眞草 권영수 2023. 9. 5.

갈등이라는 게 없었으면 좋겠는데, 세상사 어디서든 바람 잘 날이 없어서 우리 삶의 일부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그래서 갈등은 피로감으로 여길게 아니라 삶의 일환으로 삼아야겠지.

 

나무는 바람이 불어 흔들린다. 안에서는 새들이 다람쥐들이 바람을 일으킨다. 그래서 언제나 바람 잘 날이 없는 나날이다. 살아있으니 바람을 맞는. 우리도 매일 같이 말하고 활동하고 움직이니 매 마찬가지이겠지. 이렇듯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스스로 살아 숨쉬고 있기에 또 여러 사람들과 어울려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바람 잘 날이 없다는 게 당연해 보이기도 하다.

 

갈등은 모든 인간관계에서 크든 작든 피할 수 없는 일인 듯하다. 갈등(葛藤)은 원래 칡과 등나무라는 뜻으로, 서로 복잡하게 얽히는 것처럼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의지나 처지, 이해관계 따위가 서로 달라 적대시하거나 충돌을 일으키는 말로 흔히 일컫는다. 갈등구조(葛藤構造)는 목표나 이해관계가 서로 다른 개인이나 집단이 상호 적대시하거나 충돌하는 관계 또는 그런 관계의 구조이다. 사람들 사이 각자 생각의 차이, 가치관, 교육수준, 출신지역, 문화적 배경이 모두 다르니 그래서 갈등도 어짜피 우리 삶의 일부이겠지. 

 

어찌 보면 인간사회에서 갈등이 없는 게 이상하다. 사람은 누구나 너무 편하면 매너리즘에 빠져들거나 무사안일 위주로 흐를 수도 있기 때문에 약간의 긴장이 필요하다고 한다. 그래서 갈등이 전혀 없는 사회가 반드시 좋다고 할 수는 없다. 갈등이 조금 있어야 그 사회는 발전을 거듭 하게 되는 것이고, 이를 해소하는 과정에서 오히러 서로를 이해하는 계기가 된다. 하지만 갈등이 지나치면 증오감이 생기고, 또 이것이 개인차원을 넘어 집단화할 때엔 대립과 반목, 집단 패거리 싸움, 심지어는 국가간에는 전쟁도 불사한다.

 

다양성 다변화 다문화로 누구나 갈등구조에 노출되어 있어 보인다. 우선 가정에서는 부부간 고부간 자식부모간 형제들간 친인척들간 갈등으로 다양하다. 직장이나 사회에서는 조직의 목표를 향해, 일을 통해, 동료들간이나 상사와의 갈등 그리고 이해관계 부서와의 갈등이 혼재한다. 더우기 세대간 갈등 남녀간 갈등 종교간 갈등 문화적 갈등 국가간 갈등으로 어디든 피할 수 없어 존재하기 마련인가 보다.

 

어느 집안에서 장자 우선이라는 유교적 문화에서 지방에 사는 부친이 일찌감치 미리 자신의 부동산에 대해 맏아들에게 명의변경을 해주었다. 그런데 이게 나중에 문제가 발생될 소지가 있었다. 맏아들은 수도권에서 직장을 잡아 생활하고 있었고 차남은 지방에서 같은 지역에 살고 있었다. 부친이 현직에서 물러난 후 나이가 들고 병원에 자주 가는 일이 발생하자 맏아들은 멀리 떨어져 있으니 가까이 있는 차남 부부가 자연스레 케어할 수밖에 없었다. 이를 본 차남 부인에게는 불평불만으로 이어져 결국 갈등구조이었던 셈이다. 사실 이는 조그만 사례이긴 하지만 이를 어찌 볼 일인가?

 

단체 조직에서 남들과 같이 일할 때 어느 누구든 장단점은  있기 마련이다. 사람이든 시스템이든 부정적인 측면을 바라보면 한도 끝도 없고 파멸로 이끌 뿐, 따라서 좋은 점만 바라보고 일해야지 특정 사람이 아닌 조직이나 시스템을 믿고 일할 필요도 있는 듯하다. 논쟁을 해야할 때는 해야 한다. 딜레마 해결을 위한 한 방법으로 갈등을 부추겨 공론화로 논쟁을 바라보는 사람들 사이 이래서는 안되겠구나 싶을 정도로 느끼도록 해서, 이렇게 집단사고로 스스로 걸러 순화 정화되도록 할 필요도 있다. 이렇게 자쟁(自爭)과 갱생(更生)을 거듭하면서 모두가 더 성숙된 모습으로 흘러가면 좋겠다.

 

갈등은 어떤 점에서 경쟁이다. 필요한 갈등은 있어야 한다. 하지만 갈등을 해결하지 못하면 그 사회는 파멸할 수도 있다. 그 갈등을 잘 극복하면 오히러 건강한 사회구조가 된다. 사사로운 갈등도 마찬가지다. 사회가 점점 양극화되고 편가르기는 사회악이다. 내가 한 것은 무조건 옳고 네가 한 건 틀렸다는 생각, 즉 '내로남불'은 절대 안 된다. 그래서 자신을 스스로 극복하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라 할 수 있다. 유연성과 사고의 깊이가 인생의 넓이를 결정한다고 한다. 따라서 갈등은 우리들에게 피로감으로 여길게 아니라 삶의 일환으로 삼아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