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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과나/가족

그대를 바라보는 즐거움

by 眞草 권영수 2023. 7. 3.

"자세히 보아야 예쁘다.
  오래 보아야 사랑스럽다.
  너도 그렇다."


사람들이 잊혀지지 않는 시로 몇 수 정도는 마음에 품고 있으리라 본다. 바로 나태주 시인의 '풀꽃'도 그중 하나일 것이다. 사람들 사이 공감대 형성은 대체로 엇비슷하고 보편적일 것이다. 이 시는 비록 짧막하지만 암시가 예사롭지 않아 왠지 모르게 곧잘 혼자 중얼거리는 문구이기도 하다. 이는 세상을 배워갈수록 그 의미가 깊어지고 풍성해진다는 게 바로 '풀꽃' 시에서 유추해서 나온게 아닐지?

 

그 시인이 초등교사 시절, 학생들에게 풀꽃을 관찰하면서 그리기 활동을 한번 시켰다고 한다. 대부분 학생들은 그 과제를 빨리 끝내려고 풀꽃을 보자마자 그림을 대충 그렸다고 한다. 그러니 학생들이 그려놓은 꽃은 전혀 아름답지도 못했고, '괴발개발'한 모습으로 나왔다고 한다. 이를 보고 자세히 관찰하도록 시간을 충분히 주어야 풀꽃을 더 아름답게 그릴 수 있다는 사실을 다시 알려주고 지도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시가 깊은 마음속에서 부터 우러 나왔으리라 본다.

 

너를 바라보는 즐거움! 바로 혁진이라는 사람을 이 시로 부터 매 순간 영감이 떠오르는 듯하다. 이렇게 자세히 오래 바라보아야 하니, 너의 눈빛과 너의 미소는 이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다는 걸 이제서야 알아챘다. 여기에 좀 더해 새록새록 너의 쑥쑥 성장으로 이어지는 귀여움도 사랑스러움도 하나하나 매 마찬가지일테지.

 

이 세상 제일 아름다운 선물로 우리에게 나타난 너의 모습! 눈을 뜨고, 미소를 짓고, 눈 맞춤도 하고, 사람 낯설이와 알아보기, 손으로 물건 잡기, 고사리 같은 손으로  교감, 응알이, 업드려 펴기, 뒤집기, 배밀이로 전진 또 전진, 나홀로 앉기, 기어가기, 일어나기, 말하기 등등 이렇게 보란듯이 잘 성장하고 있구나! 이런 것 하나하나 말그대로 자세히 오래 바라보아야 사랑스러울테지. 이렇게 중요 사실을 바로 이 시를 통해 깨우쳐 주었으니 말이다.

 

인간이란 즐거움 없이 인간을 결코 볼 수 없는 법이다.” 프랑스 시인 보들레르는 이렇게 말했다. 생각이 맑은 사람을 만나면 내 생각도 덩달아 맑아지고, 생각이 탁한 사람을 만나면 내 생각도 덩달아 탁해진다고 한다. 같은 사람인데도 어떤 사람을 만나느냐에 따라 생각이 이렇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즐거움으로 잠시 대하는 사람도 그럴지언정, 평생을 같이할 사람 가족은 더 말해서 뭐하라. 그래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제일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그 문구에서 바로 정답을 넌지시 말해 주고 있는 듯하다. 사랑이라는 것은 아마도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풋풋해지고 더 자비스러워지고, 저 아이가 좋아할 게 무엇인지 생각하는 것이겠지.

 

이 세상 사랑할 수 있다는 사람이 있다는 게 얼마나 크나 큰 행복인지? 즐거움인지? 바로 너를 통해 알려주고 있구나. "따스한 온기가 가슴으로 느껴져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면 욕심없는 행복에 만족하겠다."라는 말 처럼 바로 혁진이라는 사람! 너를 만나 너를 알아가는 것이야 말로 바로 소중한 즐거운 삶이다. 그러니 가슴 뛰는 일이지, 너를 사랑해!     - 우리 가족 모두-

 

*괴발개발: 아무렇게나 함부로 쓴 것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괴는 고양이의 옛말로 고양이 발자국이나  발자국 처럼 무질서하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