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derly Wind Down! 모든 일이 그렇겠지만 어떤 사람이든 뒷마무리하는 것을 보면 그 사람에 대한 평가를 더 쉽게 할 수 있다고 한다. 과거에 장인정신이 묻어 있는 바느질에도 그 사람의 성격이 고스란히 묻어나 있다. 프로가 아니더라도 두 번 다시 손 안가도록 꼼꼼하게, 또한 꿰맸는지도 모를 정도로 흔적도 없이 솜씨 좋게하는 사람이 있다.
바느질을 마치고 실이 남아있을 때 실 끄트머리를 잘 매듭지어 실패에 바늘을 잘 꽂아놓는 사람은 준비성이 좋다고 한다. 세상이치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한가지 일을 요란스럽게 시작했더라도 얼마못가 무슨 사정인지는 몰라도 온 힘을 다하지 못하고 흐지부지 되는 경우가 흔하다.
매년 이맘때 쯤이면 새학기가 시작된다. 학생맞이를 손님맞이 하듯이 반가운 마음으로 대해야 한다. 오늘도 개인연구실로 출근해 언제나 그랬듯이 마음가짐을 가다듬고, 차 한잔으로 하루일과를 열어 시작한다. 이와함께 여러 일들을 점검 살펴보기도 하고 주변 동료들도 만난다.
50대 중반이후 부터인가 직장생활이나 사회활동에서 자세가 조금이라도 흐트러질까 봐, 자신에 대해 더 엄격할 필요성 때문에 스스로 두가지 최소한의 다짐을 한다. "주변이나 젊은 사람들로 부터 꼰대 소리는 듣지 말자. 뒷방 늙은이는 되지 말자" 그래서 더 신중하면서 쓸데없는 말수를 줄이고, 매사 솔선수범을 하려 해보지만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되돌아 보기도 한다.
강의 연구 봉사라는 미션과 함께 동료와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이며, 직장, 삶, 가족, 친구, 사회, 건강, 자식, 미래, 가치관, 열정 등등이 오늘로 자리매김 시켰을 뿐만아니라 삶의 희로애락의 연결고리로 작용했으리라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본다.
현직에서도 마무리 수순으로 접어든 단계이지만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정신없이 지낸 지난 날들이 주마등 처럼 아스라한 추억으로 아른거린다. 이 모두가 세월인가? 아쉬움인가? 이 시점에 와서 보자면 솔직히 보람이라는 말 대신에 아쉬움으로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게 왠지 더 맞는 듯하다. 물론 그 과정에는 역풍도 순풍도 함께하였고, 간혹 훈풍도 모진 태풍도 있었겠지만 이제는 어떤 바람이였든지 간에 질서정연하게 천천히 정리되도록 한다는 의미로 Orderly Wind Down 표현이 더 맞으리라 본다.
누가 시키거나 권해서 한 게 아니라 스스로 하겠다고 했는데도 조그마한 돌부리에라도 걸려 휘청 일 수도 있다. 이럴 때마다 쉽게 포기해 버린다면 아예 처음부터 시도하지도 말았어야 한다. 어떤 일이든지 뒷마무리가 좋아야 한다. 마무리가 깔끔하지 않으면 절대로 아름다울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유종의 미(有終之美)를 잘 거두자는 말로 Orderly Wind Down! 은 누구에게나 선의로 언제나 신성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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