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속살이라도 들어내듯 만추의 강원도
오랜 역사에서도 자연과 사람 그리고 낭만의 스토리를 품고 있는 그곳, 만추의 빛깔로 아름답게 펼쳐지는 날에 살며시 안기듯 찾아간 선자령 고개. 가을의 속살이라도 마음껏 들어내는 듯하다.
계절에 걸맞게 각양각색의 단풍으로 갈아입은 채, 우리 일행을 기다리듯 골짜기와 능선은 우리의 내면처럼 한없이 펼쳐져 있고, 줄줄이 가을단풍 행렬이 진기한 장관을 이루며 뭉개구름 낀 파란 하늘과 절묘하게 잘 어우러진다.
만추의 길목에 선 단풍물결은 서정적 풍경과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어 몰입감이 있고 자못 진지하다. 밝은 표정을 머금은 방문객들의 풍유와 함께 가을 단풍 스토리 라인에 시선과 감동이 흐른다.
부부가 함께 오래 살다보면 일상은 무미건조해지고 사랑은 무뎌지기도 하고 보통 사람들이 그렇듯 상대에 대해 그냥 무관심해질 때도 있다. 이럴수록 단풍놀이를 해 보는 것이 한마음으로 그 향기에 취해 함께 공감대 형성은 물론 정서에 도움이 되는듯 하다.
어느 영화에서 처럼 사랑을 덜 해주어도 좋으니 귀를 열고 눈을 열어 관심을 가져 달라고 한다. 사랑을 아무리 가득품고 산다한들 표현하지 않고 손길과 눈길을 주지 않으면 실망을 거듭하며 삶은 돌이킬 수 없을 지경으로 되어 간다는 영화속 대사에 주목해 본다.
감동의 여운과 함께 둘러본 강원도 여행에서 차창 밖으로 펼쳐진 앙상한 나무들과 싸늘한 바람 그리고 텅 비어있는 휑한 들녘, 이 풍광은 겨울을 예감하는 장엄미사와 같은 우울한 모습이지만, 가을의 속살이라도 고스란히 들어내듯 왠지 다른 모습일 것 같다. 마치 영혼의 곳간에 알곡이 차곡차곡 쌓이는 듯 풍성한 느낌이 든다.
인생의 변곡점이라도 맞은 탓일까 어쩌면 모든 게 예전과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는 요즘이다. 동해 바다가에서 펼쳐지는 여로가 주는 아름다운 운치에 가슴은 더없이 충만하다.
들린 곳:
선자령, 양떼목장, 진부 김치축제장, 오대산, 월정사 상원사, 소금강 계곡, 경포대, 강릉항, 정동진, 바다 부채길, 심곡항, 평창 퀜싱톤, 경포MGM, 스카이베이 호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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