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주변과나/교육

둘째라서 서럽다기보다 둘째가라면 서럽다

by 眞草 권영수 2018. 7. 24.

둘째가라면 서럽다. 둘째라서 서럽다기보다

 

둘째라서 서럽다는 말은 첫째 아이만큼 관심을 더 받지 못하기 때문이다. 달리 보면 첫째에게 잘 길들어진 어른들 때문일 것이다. 그래서 둘째는 태어나기도 전에 불리한 여건이 일방적으로 조성되어 버린 셈이다.

 

둘째도 본인 나름대로 열심히 노력해서 자신의 몸값을 높히고 기대이상의 성과를 내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관심밖에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상황에서 답답했는지 "친척들이나 주변 사람들이 자신의 역할이나 존재 가치를 알고나 계실까?" 스스로 물어보기도 한다. 이럴 때마다 한번쯤 생각하게끔 한다.

 

둘째는 태어나 보니 힘이 센 형이 항상 바로 곁에 있었고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난다. 경쟁해서 이기려고 어쨌든 궁리하고 살아남기를 고민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그 세계에서 구하고 싶은 것을 다 얻을 수 없기 때문에 정반대의 전략을 짜야 한다. 부모입장에서는 첫 아이와의 이해를 일치시켜 왔기 때문에 동일시할 것이고, 항상 유익했던 현재 상태에서 찾아온 변화를 거부할 것이다.

 

세상사에서도 쉽고 편한 길로만 걸어간다면 현상유지는 쉽게 되겠지만 한 단계 발전이나 도약에는 한계가 있기 마련이다. 뛰어넘어야 할 고비가 있다면 리스크가 따르더라도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 그래야 그만큼의 발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히러 둘째이기 때문에 좋은 점이 더 있을 수도 있다. 자생력이 스스로 잘 길러지는 것은 물론, 첫째로 인한 시행착오와 학습효과 때문에 모험을 하지 않아도 된다. 형을 따라 가는 경우도 있다. 미래에 대해 형만큼 고민을 많이 하지 않고도, 대학에 같은 계열로 진학해서 동일 분야의 길로 나란히 가는 경우도 보았다. 결과를 보니 그 선택이 결코 잘못된 것이 아니다.


조선 500년 역사를 보더라도 왕위계승자로 27명 중에 장자가 불과 7명에 불과하다. 대기업의 후계자 승계도 마찬가지이다. 장자라고 해서 무조건 우선하지 않고, 둘째 셋째라도 검증과정을 거처 종합적으로 판단해 결정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개인 가업에서는 몰라도, 국가나 기업처럼 조직이 크고 다수를 다스리고 관리하는 데에는 능력과 자질, 비전과 글로벌 역량 등이 고려되어야 한다.

 

메인시장이 포화해 성장률이 둔화된 상황에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컨드 아이템이 매우 중요한 시대가 되었다. 라이프 사이클이 더 짧아짐에  따라 첫째와 둘째, 셋째 아이템으로 세분화를 시키고 전문화는 물론, 다양화를 꾀해야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세상이 되어 버렸다.

 

be second to none 둘째가라면 서럽다. 어떤 분야에서 누구나 인정하고, 남에게 전혀 뒤지지 않는 경우를 묘사할 때 흔히 사용하는 말이다. 첫째이든 둘째이든 상관없이 능력에 따라 우선이 되는 세상이 올바르다. 둘째라서 서럽다기 보다 둘째가라면 서럽다. 이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