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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필/기고

이름다운 천생의 반려 주변 사람들

by 眞草 권영수 2015. 2. 24.

이름다운 천생의 반려 주변 사람들

꽃은 아름답긴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 그 화려한 자태도 사라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사람은 만날수록 정감이 흐르고 시간이 흘려도 그 향기는 오래 머물기 마련이다.

 

지인들과 함께 야유회 모임을 하면서 산을 오른 적이 있다. 야트막한 산봉우리에 짙은 소나무 향기와 함께 야생화가 보기 좋게 피어나 우리 일행을 기다린다.

 

순간 고은의 시 그 꽃에서 나오는 문구가 떠오른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시는 짤막하지만 누구에게나 강렬하고 매력적인 인상과 함께 많은 시사점을 들려 준다. 여러 사람에게 마음을 움직여 감동을 준다. 인생을 살만큼 살아 본 사람이라야 쉽게 할 수 있는 말이다. 젊음과 늙음, 희망과 좌절, 기쁨과 슬픔 등 끊임없는 상 하강 곡선의 연속인 것이 인생이라면 어느 한 시기에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게 해 준다.

 

산을 오를 때 보이지 않는 꽃이 산을 내려 올 때 보인다. 정상을 밟아 보겠다는 급한 마음에 바쁘게 오르다 보니 산이 보여주는 진실이나 아름다움을 못 보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려올 때는 여유로운 마음에 산과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맛을 볼 수 있다.

 

더우기 요즈음 들어 에코힐링(Eco-healing) 붐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자연의 품에서 자연의 방식대로 먹고 자고 운동하며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고자 하는 이들이 늘고 있는 셈이다. 일상의 바쁜 나날을 살아가는 우리 도시인들, 잠시 멈춰 자연을 들여다보면 자연이 여기에 대한 답을 줄 것이라 본다.

 

인생 1막은 학창 시절, 인생 2막은 조직 브랜드 시절, 인생 3막은 나의 자체 브랜드 시절이라 한다. 우리가 바로 인생 3막을 향해 있고, 산에서 내려 올 때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 꽃을 보았다는 것처럼 사람의 진한 향기를 마음껏 내고 있는 듯하다.

 

우리 모두가 초청하고 초대받은 우리 모임이 사람의 향기를 내는 이름다운 천생의 반려가 될 것이라 믿는다. 이 지역에 함께 삶의 뿌리를 내리고 한 시대의 똑같은 공기를 마시며 이런 만남을 할 수 있다는 점에 감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