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글 수필/삶

'얼마나' 3 질문과 MZ세대 '3요'

by 眞草 권영수 2023. 5. 14.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장미꽃 한송이를 받아 들고서, 우리는 과연 그런 꽃 한송이 받을 자격이 있는지? 부모 부부 자녀 그리고 가족의 입장에서 각자 냉정하게 한번쯤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이 땅의 젊은이들! 그래도 그대들이 우리의 미래이자 희망이다.

5월의 어느 주말, 오늘 따라 주변이 온통 푸르름이 싱그럽고 햇살이 따스하다. 밖으로 나가보니 거리마다 장미꽃들이 다발로 화사하게 피어나 우리를 반갑게 맞이하는 듯 유난히도 아름다워 보인다. 이렇게 화사한 주일, 교회입구로 들어서는 순간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예쁘게 잘 차려입은 젊은 청년들이 해맑은 미소로 장미꽃 한송이를 건네주는게 아닌가? 너무 고맙기도 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받았다.

5월 어버이주일이라 교회에서 정성껏 준비해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라고 하는 모든 분들께 전해 주는 선물이라고 한다. 어찌보면 이 한송이가 별 것도 아닐 수 있겠지만, 그 속에 담겨있는 의미나 메시지를 누구나 쉽게 충분히 읽을 수가 있었으라 본다. 오늘 설교에도 그런 내용들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에게 직장이나 사회이든 또 가정에서도 어떤 미션이 주어지면 '얼마나' 로 시작하는 세가지 질문과 'MZ세대 3요'가 있다고 한다.

'얼마나 편한가? 얼마나 즐거운가? 얼마나 이로운가?' 이렇게 생각해 보고 상황 판단을 한다나. 또 '3요'는 '이걸요? 제가요? 왜요?' 인데 왠지 순간 회피성 또는 책임 전가성 발언 처럼 비쳐진다. 물론 자녀들이 책임의식을 가져야 하고, 부모님께 공경과 순종해야 한다는 말씀을 전하고자 강조하는 메시지일 것이다. 물론 요즘 젊은 사람들을 부정적으로만 바라보고 싶지 않다.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다. 꽃 한송이씩 들고 해맑은 웃음으로 건네주는 청년들을 보라! 얼마나 밝고 아름다운가? 여태껏 우리 역사를 보더라도 그렇게 말해 주고 있다.

주식차트에서 나오는 흐름을 분석해 보더라도 역사는 우여곡절이 있을지라 '우상향 곡선'으로 롱텀 상승을 나타낸다. 젊은 사람들이 결국 한 가정을 일으켜 부모가 되고 우리 사회의 주역으로 거듭나 기성세대 못지않게 그렇게 성장 발전해 왔다. 젊은이들 중 일부는 세가지 질문과 '3요'를 내세워 현실 회피로 볼 수도 있겠으나, 대부분 그들도 나름 생각이 있고 해가 갈수록 사회나 가정에서 성숙도를 점차 더해 간다. 때문에 우리 어른들의 이런 꼰대스런 생각은 버려도 될 듯하다.

바이든 미 대통령이 한국 방문길에 백악관의 요직으로 있는 한국인 보좌관이 이 중요한 행사에 동행을 하지 않았다. 이를 알아챈 한국인 기자들 사이에 몹시 의아해 했다고 한다. 물론 나중에 알고보니 딸의 대학 졸업식 참가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고 한다. 그 많은 수행원들이나 미국인들은 가족의 중요성을 당연시 해서 아무렇지 않은 반응이었지만, 괜히 한국사람들만 호들갑 떨고 그런 시각으로 보고 있었던 것이다.

공적인 일을 더 우선시 하는 우리 사회 풍토는 이런 상황에 대해 과연 얼마나 관대하기라도 한건가? 아니 우리 자신도 직장이나 사회생활에서도 과연 그랬을까? 역설적으로 질문을 던져보면 이에 모두가 자유로울 수가 없어 보인다. 그만큼 가족의 일을 얼마나 중요시 하는가를 보여주는 미국과 한국 사회의 단적인 비교 사례이긴 하다. 두 나라 모두 가족사랑에서 방법의 차이이지 따지고 보면 매 마찬가지일테지.

어느 메디컬 드라마에서 이런 스토리가 있다. 도시생활에서 어려움을 몹시 격다가 시골 고향으로 귀향해 부모님과 함께 어렵게 사는 부부가 있었다. 어느날 그 어머니가 불의의 사고로 고통을 호소하면서 쓰러져 한 병원의 응급실로 실려왔다. 병원에서 여러가지 검사를 해본 결과 외과수술을 급히 받지않으면 생명이 위태롭다고 했다. 병원에서 그 아들에게 수술 및 입원 동의서를 내밀자 한 시가 촉박한데도, 보호자로서 그곳에 사인을 계속 미루는게 아닌가?

병원측에서 보호자인 아들에게 빨리 사인하라고 재촉해도 머뭇거리자 담당의사가 나서서 물어보니 "돈 돈 돈이 없어서요"라고 했다. 그래서 의사가 다시 말했다. "당신이 부모 입장으로 바꿔 아들이 이렇게 위급한 상황에 처하면 부모인 당신은 어떻게 하셨을까요?" 물어 보았다고 한다. 여기에 답은 분명 한가지일 것이다. 부모는 자식을 위하는 일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무엇이든 해버린다.

 

이 얘기가 드라마속 스토리이지만 부모와 자식 관계에 대해 요즘 세태를 단적으로 잘 설명해 줄 수 있는 사례가 아닐지?.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해, 우리는 과연 그런 장미꽃 한송이 받을 자격이 있는지? 설교내용을 반추해 보면서 부모 부부 자녀 그리고 가족의 입장에서 각자 한번쯤 곰곰히 생각해 보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 중에서도 이 땅의 젊은이들! 그래도 그대들이 우리의 미래이고 희망이다. 오늘 꽃 한송이 받아들고서~

 

동해바다 정동진과 부채길, 그리고 해변 데크길을 따라

정동진

지리산 노고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