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례적인 인사가 의미있는 인사'로
올해도 매 마찬가지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를 맞이해, 그리고 새해에 좋은 뜻과 덕담을 담아 어김없이 인사로 주고받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새해 인사로 SMS 카톡 단톡 블로그 댓글 등 SNS에 불이 난다. 옛날에는 새해가 되면 어른들을 찾아뵙고 새배를 드리거나 연하장을 보내는 풍속이었지만, 요즘은 이마저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디지털세상으로 시대적 상황을 잘 반영하는 듯하다. 참신한 아이디어로 멋지게 꾸민 그림들이나 사진은 물론 인사문구가 들어있는 글로 가득 채워진다. 그러나 단톡방에서는 특별한 날이 되면 의례적인 인사가 넘쳐 난다. 어느 누군가 먼저 시작하면 함께 해야만 할 것 같은 분위기라 너도나도 동참한다.
이러기를 몇년째 이제는 지쳐가는 사람들이 생겨나기도 하고 어찌 보면 너무 다양하고 진부해 공해 수준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비록 이런 인사가 너무 의례적일지라도, 옛부터 내려 오는 우리네 미풍양속 단면으로 고스란히 담겨져 있는 듯하다. 어째튼 이를 통해 새해라는 절기를 우리네 정으로 더 실감하고 몸과 마음으로 느끼기도 한다. 특별한 것은 아니지만 소소하고 이런 온기가 서로에게 따스하게 작용하기도 하고 아름다운 공동체 문화이기도 하다.
'침묵은 금이다'라는 속담이 있긴 하지만, 대신 '말 한마디로 천냥 빛을 갚는다.' 이 속담에 한표 더 보내고 싶다. 우리 삶속에서 밋밋하지도 않고 인사는 전혀하지 않은 것보다 훨씬 나을 것이고, 때에 따라서는 보다 적극적인 표현이 그 사람의 속내와 마음을 들어낸다고 볼 수 있다. 덕담이든 인사 문구이든 보내는 사람이 상대방을 한번쯤 생각하고, 인용문구도 그렇고 짤막하게 적은 문구나 간단한 이미지라도 그 사람의 마음과 생각을 함축적으로 담으려 애를 썼을테니 말이다.
대체로 새해 안녕과 바램을 인사말로 적으리라 본다. 어찌보면 다가오는 일년내내 그렇게 살아 가기를 바라고, 특히 나이가 든 사람들 사이에서는 건강를 바라는 내용이 단골메뉴가 되어버린지도 오래 되어버렸다. 그래서 의미를 더하고 사회적 건강이라는 가치를 우리 세상사에서 느껴지기도 한다. 말 한마디에 즐겁고 행복하기도 하고 삶을 바꾸기도 한다. 이처럼 세심한 말 한마디가 상처를 없에고 긴장을 풀어주기도 하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가 마음을 열어주고, 또한 즐거운 말 한마디로 하루를 즐겁게 해주기도 한다.
그래서 평소 자주 걷네는 인사이든 새해인사이든 '의례적인 인사라도 곧 의미있는 인사'로 귀결 될지도 모른다. 이게 우리가 지향하고자 하는 사회상일 수도 있다. 어떤 의도로 출발했든 정이 깃든 정서적 문화로 너도 나도 은연중에 그렇게 새해인사를 서로 나누고자 했을 것이다. 그중에서도 일자천금(一字千金)과도 같은 인사말일 수도 있다. 글자 하나에 천금과 같은 가치가 있다는 뜻으로, 아주 훌륭한 글씨나 문장을 이르는 말이다. 이토록 인사를 잘한다는 것은 상대방의 존재 가치를 인정하고 평안히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있다. 누군가 나에게 이렇게 대해 준다면 기분 나빠할 사람이 어디 있으라? 그래서 더욱 고맙기도 하고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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