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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필/기고

희망고문(希望拷問) 그 댓가를 어떻게 치를려고

by 眞草 권영수 2021. 10. 24.

희망고문(希望拷問, giving false hope, vain hope action)에 시달리지 말아야! 잘못된 희망이다. 

 

‘이웃 집 처녀 믿다 장가 못 간다’는 우리 속담이 있다. 남은 생각지도 않는 데 혼자만 엉뚱한 기대를 걸고 있다는 뜻이다. 사람들이 뭔가에 대한 기대치가 있을 때 희망이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실상은 어거지로 보여질지라도 희망을 버리지 못하는 것은 다음이라는 기대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이라는 이름의 고문'이라는 말은 소설가 빌리에 드릴아당이 쓴 소설에서 나오는데, 한국에서도 이미 잘 알려져 있다. 희망고문? 어떻게 해도 절망적인 상황속에서도 작은 희망 하나로 오히려 괴로움만 가중된다는 뜻이다. 즉 “거짓된 희망으로 오히려 괴로움을 주는 행위”를 일컫는 말이다. 심지어 불법이고 거짓인데도 한 가닥의 가능성이 있다고 소시오패스 처럼 말을 의도적으로 흘리는 사람이 있다. 문제는 여러 사람들이 어리석게도 여기에 잘 넘어간다는 데 있다.

 

한 때 잘나가던 베네수엘라 아르헨티나 그리스의 현실은 왜 그랬을까? 그들은 자기 발로는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 속으로 빠져 들어갔다. 달콤한 속임수에 넘어갔다. 공짜를 바라는 허영심과 감언이설에 접목돼 일종의 공명현상으로 인해 재기의 기회를 날려 버렸기 때문이었다. 이것이 남의 얘기로 들리는지? 우리에게도 똑같은 상황으로 반복되지는 않은지 잘 살펴볼 일이다.

 

희망이 아예 없다면 모든 기대를 쉽게 포기해 버리겠지만,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보이면 달콤한 환상에 판단이 살짝 흐려져 모든 것을 거기에 걸고 어떻게든 그 절망에서 벗어나려고 하는 기대심리를 그대로 반영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간혹 사업에 실패한 사람들을 보면 이미 투자한 부분에 대한 회수나 보상심리도 작용하고 조금만 더 투자하면 곧 될 것 같아서 서로간에 필요에 의해 더 들어 갔다가 패가망신하는 경우도 있다. 고시나 공무원 시험에 아깝게 떨어져 곧 될듯 될듯해서 계속 매달리다가 결국 안돼 나이도 많이 들고 결국 인생이 뒤바뀐 사람들도 있다. 이처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일종의 희망고문으로 볼 수 있다. 

 

흔히들 인생 3대 실패로 노년무전 중년상처 청년성공을 꼽는다. 요즘 부동산 비트코인 주식 등 투자시장에서 2030영끌이다 빗투다 소식이 자주 등장한다. 이게 희망인가? 희망고문인가? 이중에서 청년시절의 대박은 일찍 찾아온 돈맛으로 청춘이 천만리길인데도 거기에 일찍 취해 그것이 오히러 나중에 독약으로 작용해서 인생 실패작으로 낭패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

 

세상의 모든 일은 항상 성공과 실패의 가능성을 동시에 안고 있지만, 희망고문은 주로 성공보다 실패 가능성이 더 높은 상황을 의미하는 경우를 말한다. 그러므로 아예 처음부터 포기하고 단념했더라면 더 큰 상처를 받지 않았을텐데, 일개 국가이든 개인이든 괜히 어설픈 희망에 매달려 비참한 처지에 놓일 수 있다는 점이다.

 

신에게 맞는 속도를 낸다는 것. 답이 없는 로망보다 내가 잘할 수 있는 꿈을 꾼다는 것. 그리고 내 방식대로 하거나 살아가는 것. 인생은 남이 아니라 자신을 위해 향해야 한다. 그걸 찾고, 찾은 사람은 조금씩 나아가다 보면 내가 있을 곳을 자연스레 찾게 될 것이다. 그렇지 않을 때 꿈은 그저 망상이 되거나 희망고문이 되어버릴지도 모른다.

 

정말 절박한 사람들은 더 이상의 희망이 사실상은 사라지는 신기루 처럼 보장이 없을 때에는 그러한 희망조차도 고문으로 다가오기에, 그래서 절망에 이미 빠진 사람에게는 다음이라는 기회조차 오지 않을 것을 잘 알기 때문에 희망을 말하는 그 자체가 사실상 고문이 될 수 있다.

 

고문 중에 제일은 희망고문, 이제는 그만해야! 잘못된 희망이다. 세상사 어디든 양면성이 있고 함정이 숨어있기 마련이다. 이를 잘 분별해 내고 또 균형감 있게 잘 대처해야하는 데 이런 점에서 안정감이 살짝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너나 할거 없이 불나방 처럼 뛰어드니 그래서 이런 경고가 나올 법하다. 희망고문 나중에 그 댓가를 어떻게 치를려고? 정말 무서운 사회적 심리적 현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