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선택이란 어려운 일인가?
삶은 선택이다. 우리의 생활은 날마다 여러 행태 속에서 자기가 해야 할 바를 선택해야 한다. 이렇게 만들어진 하루하루가 모여 1년이 되고 그런 여러 해가 차곡차곡 쌓이고 쌓이면 그 사람의 일생이 되고 곧 인생이 된다.
결국 삶에 대하여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성숙도와 관련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몇몇 주변 사례에서 보듯이 잘못된 선택이 나중에 화를 자초하거나 문제로 들어나 버린다. 물론 그 선택의 고비마다 부모나 스승, 그리고 주변 사람들의 도움이나 올바른 안내가 있었다면 리스크를 좀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순간의 선택이 평생을 좌우 한다.”는 어느 광고문구에서 처럼 선택은 인생을 좌우하고 그만큼 중요하다.
명문대 출신의 한 사람이 어느 날 외국유학을 떠난다고 했다. 그때만 해도 주변 사람들이 모두 축하해 주었고 부러워하기 까지 했다. 그런데 나중에 들은 얘기로 뭔가 잘못 되었는지 초라한 모습으로 귀국도 하지못하고 그곳에서 그냥 눌러앉아 세탁소를 운영하면서 겨우 살고 있다고 한다. 그분의 친구들은 국내에서 학위과정을 모두 마치고 대부분 대학교수나 연구직의 자리에 올라 안정된 삶을 누리면서 살고 있다. 아이러니하게 그분도 국내에서 그대로 학업을 마쳤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물씬 묻어나는 대목이다.
또한 국내 유명 연구기관에서 다년간 근무한 사람이 휴직을 한 채 몇 년간 유학을 갔다. 되돌아 와서 보니 나이도 제법 들었을 뿐더러 원래 자리로 복귀도 못하고 안정된 자리를 잡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모습도 있었고, 어떤 분은 남들이 모두 부럽다고 했던 명문대를 졸업 했으나, 음악이 너무 좋은 나머지 진로를 다시 바꿔 음대진학을 위해 유학을 갔는데, 귀국 후 마땅한 자리가 없어 여기저기 강사로 나날을 보내면서 여유롭지 못한 가정과 삶을 보내는 사람도 있다.
조기유학을 시키는 부모의 모습으로 기러기 아빠라는 말을 많이 들어 왔다. 여기에 펭귄, 독수리 아빠가 더해져 세 종류가 있다고 한다. 펭귄 아빠는 날개가 있어도 경제적으로 어려워 날아가지 못하니 자녀들을 거의 만나 볼 수가 없고 가족과 떨어져 나 홀로 살아가는 딱한 사람을 말한다. 기러기 아빠는 1년에 겨우 1~2회 정도 만나볼 정도로 그냥 간신히 살아가는 모습이며, 독수리 아빠는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으로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날아가서 가족을 만나기도 하고 장기 체류하면서 외국생활을 즐기기도 하는 멋있게 사는 사람이다.
어느 여성 모임에서 여러 사례를 들어가면서 조기유학의 허와 실을 자세히 설명해 줄 기회가 있었는데, 모든 이들이 하나같이 아이들에게 교육적 정서적 문화적으로도 여러 면에서 독수리 아빠가 제일이라고 하는 데는 이구동성으로 이의가 없어 보였다.
어떤 분은 피땀 흘러 젊은 청춘을 받쳐 공공기관의 고위직에 오르기 까지 했지만 그간 번 돈을 모두 아이들의 유학비용으로 보내 펭귄 아빠의 모습으로 어렵게 살아간다. 자신의 가족생활은 전무할 뿐만아니라 친구들과 동료들과의 관계도 헝클어져 버렸고, 또한 노후생활에 대한 준비도 미흡해 나름대로 직장과 사회생활은 한평생 열심히 했을지 몰라도 어찌 인생이 꼬여버린 사람도 있다.
수십 년 다니던 직장을 좀 일찍 마무리한 분이 있다. 그 후 섣불리 명망이나 돈을 쫓아 일시적 일을 맡아 하는 것 까지는 좋았는데, 과거 오래동안 근무했던 자신의 정규직 직장으로도 정통성이 있어 충분한 칭송과 사랑을 받을 수 있을 터인데, 이를 모두 가려버리고 그런 소일거리 일이 최고라도 되는듯 전면에 내세우면서 환상 속에 살아가는 사람도 있다. 여러 선택으로 물론 잘된 사람들도 훨씬 많기는 하지만, 이 모두 그릇된 생각과 옳바르지 못한 선택으로 빚어진 안타까운 일들이다.
지금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서 변화를 거듭하고 이에 심한 혼란을 겪고 있다. 여기서 어떤 일이 벌어지면 살아온 삶에서 잘 길들여진 모습으로 자신의 가치관과 양식에 따라 주변의 상황을 고려하여 결정이나 선택을 한다고 볼 수 있다. 올바른 선택이란 항상 어려운 일이라 냉정한 분별력으로 사안의 양면성을 따져 시간적 공간적 정서적으로 최선의 선택인지 차선의 선택인지, 합리적인 것인지 '꺼진 불도 다시' 처럼 세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생각해 보면 누구든 세상에 후회되는 결정은 없는듯 하다. 어떤 선택을 했든지 자신의 자세와 태도에 따라 그 결정을 후회스럽게, 혹은 만족스럽게 만든다. 처음에는 힘들어 할지 몰라도 뒤돌아보면 힘들었던 시간도 모두 소중하고 온전한 경험이고 자산이 되기에 스스로에게 꼭 필요한 시간들이다.
궁극적으로 어떤 선택을 해서 살아가든 자신의 삶인 걸, 예로부터 화를 삼가고 드러내지 않는 것을 미덕이자 지혜로 여겨왔다. 살다보니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 一怒一老 ) 한 번 웃을 때마다 한 번씩 젊어지고, 한 번 노할 때마다 한 번 더 늙어 간다."라고 하는 메시지가 이제서야 가슴에 와 닿기도 한다.
모든 사람들이 삶의 중요 고비마다 선택의 기로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 인생을 길게 늘여 놓고 보았을 때 '일소일소, 일노일노' 이렇게 마음속에 새길 필요가 있다. 여유로운 시간에 뭔가 다른 걸 고민했을 수도 있겠지만 또한 아쉬운 부분으로도 남아 있겠지만, 각자 자신의 분야에서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살았기에 '일노일노' 대신 '일소일소'로 스스로 선택에 후회는 없었으리라 본다.
'일소일소, 일노일노.(一笑一少 一怒一老 )' 노래
세상사 스무고갯길 좋은 날만 있을까
이왕이라면 웃으며 살자 말처럼 쉽지 않아도
일소일소 일노일노 얼굴마다 쓰여져
감출 수가 없는데 한치 앞날 모르는 것이 인생인 것을
그게 바로 인생인 것을 웃다가도 한세상이고
울다가도 한세상인데 욕심내 봐야 소용없잖아
가지고 갈것 하나없는데
인생사 구비구비 길 힘든 날만 있을까
마음 하나를 내려놓는데 말처럼 쉽지 않아도
일소일소 일노일노 얼굴마다 쓰여저 감출 수가 없는데
한치 앞날 모르는 것이 인생인 것을 그게 바로 인생인 것을
웃다가도 한세상이고 울다가도 한세상인데
욕심내 봐야 소용없잖아 가지고갈 것 하나 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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