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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수필/기고

‘최초의 펭귄’처럼 살아가는 사람

by 眞草 권영수 2013. 1. 31.

 

‘최초의 펭귄’처럼 살아가는 사람

펭귄들은 떼를 지어 다니다가 먹잇감을 구하러 바다로 뛰어들기 직전에는 다들 제자리에 서서 머뭇거린다. 바다표범이나 고래 같은 천적 때문이다. 하지만 바다에 들어가야 한다면 먼저 뛰어드는 게 좋을 수 있다. 그래야 원하는 먹잇감을 먼저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무리 중 가장 용기 있는 한 마리가 바다에 뛰어 들면 나머지 펭귄들도 뒤를 따라 바다로 뛰어 든다.


제일 먼저 몸을 던진 ‘최초의 펭귄’(The First Penguin)은 영어권에서 통용되는 관용어로 순간적인 직관이나 느낌으로 판단하고 용기 있는 도전자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반면에 뒤를 따르는 펭귄들은 조금 안전할 수는 있겠지만 경쟁자가 많고 기회가 줄어 들 수밖에 없다. IT 기술 분야에 꿈을 갖고 뛰어 든 안철수, 이찬진, 손정의, 빌게이츠 그리고 스티브잡스 등 젊은 벤처가들을 두고 ‘최초의 펭귄’이라 할 수 있고, 이들의 도전과 성공 신화는 모범적인 이야기로 잘 알려져 있다.


미국 하버드대 심리학연구소에서 은퇴자들을 대상으로 자신의 삶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다음과 같은 4가지 유형이 나왔다고 한다. ‘홀로서기 유형’은 응답자 중 3%로 은퇴 후에도 남에게 의존하지 않고 최고의 부와 명예를 누리며 당당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불편 없는 유형’은 10%로 은퇴전과 똑 같이 모든 면에서 변화 없이 여생을 살아간다. ‘겨우겨우 유형’은 60%로 대부분 겨우 살아가는 노인들이다. ‘무기력 유형’은 27%로 혼자서는 도저히 살 수 없어 친인척이나 양로원 또는 자선단체 등 남의 도움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각 유형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젊은 시절에 대해 설문 조사를 해 보았는데, 젊었을 때 각 유형별로 비슷한 인생관을 갖고 살았다는 흥미로운 사실이 나타났다. ‘홀로서기 유형’은 젊어서부터 목표를 세우고 그 꿈을 실천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글로 적고 적극적으로 실천에 옮겼다고 답했다. ‘불편 없는 유형’은 나름대로 구체적 목표는 있었지만 특별한 실천 전략이나 노력은 하지 못했다고 한다. ‘겨우겨우 유형’은 성공하고 싶다는 막연한 생각은 있었지만 구체적 목표나 실천력이 부족해 그 목표가 단지 꿈에 불과 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무기력 유형’은 인생에 있어 어떤 목표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꿈도 없었다고 말했다.


이 설문조사는 ‘나는 어떤 유형인가? 나의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에 대한 시사점이나 메시지를 던져 준다. 나 자신이 ‘홀로서기 유형’인지 아니면 ‘무기력 유형’인지에 대한 판단은 젊은 시절에 내가 당면한 기회와 선택의 문제이기도 하다. 정신세계는 스스로 잠재의식을 움직이기 때문에 믿음과 꿈이 있는 사람에게 성공 확률이 더 높지만 사람은 대체로 새로운 세계와 변화에 대해 의심이 많아 머뭇거리는 경향이 있다. 목표가 크든 작든 글로 적어 놓고 적극 실천에 옮기는 ‘최초의 펭귄’처럼 살아가는 사람들, 특히 우리 사회의 청년계층에서 많이 나왔으면 한다.

교수/공학박사 권영수

http://www.inews365.com/news/article.html?no=2435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