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꿩대신 닭’ 이라
자연과 산을 사랑했기에 ‘양박 쌍권’이라는 친구 따라 시간 나는 대로 등산을 함께 즐겼다. 그러나 이 친구들은 소문난 실력 산꾼이었고 나에겐 부화뇌동이었는가 보다. 어느 날 걷기 힘들 정도로 무릎에 통증이 있어 병원에 갔더니 연골판 일부파열이란다. 이의 대가치고는 참혹하다. 등산을 그만 둔지도 5개월이 훌쩍 넘어 버렸으니 말이다.
옛날에 설 명절 음식으로 떡국을 끓일 때 반드시 꿩고기를 넣어서 끓였다. 이는 맛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꿩을 ‘하늘 닭’이라고 길조로 생각하여 상서로운 새로 여겼기 때문이라 한다. 그러나 꿩고기는 구하기가 어려워 대부분 닭고기를 넣는 경우가 많았다.
꿩대신 닭(a chicken instead of a pheasant) 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산행과 등산이 힘들어 대신 숲속 평탄 길을 찾다보니 신탄진에 위치한 계족산을 찾아 에코힐링 코스인 숲속 트레킹으로 그나마 만회하고 있다.
‘에코힐링’으로 건강과 웰빙을 누리고 사는 세상
워킹 푸어, 하우스 푸어, 그리고 헬스 푸어 등 생소한 말이 언제인가 부터 이슈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주변 환경 때문에 어려운 사람이 늘어나고 우리 주변 곳곳에 불안한 요소가 도사리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이들이 집단적 계층을 형성할 때 사회적 부담으로 돌아온다.
열심히 일하는데도 '워킹 푸어(Working Poor)'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장기 경기침체와 물가상승으로 저축 한 푼 못하고 가난하게 살면서 이들이 자칫 의욕상실로 이어질까 두렵다. 갑작스런 실직이나 병으로 한 순간에 빈곤층으로 바뀔 수도 있다.
수억원짜리 집이 있는데도 '하우스 푸어(House Poor)'라는 말은 배부른 소리로 들린다. 왜 가난하단 말인가. 이들은 저금리 대출로 집을 마련했으나 금리 인상과 집값 하락으로 큰 손해를 보고 있다. 얼핏 보기에 외형상 중산층으로 보이지만 상환부담으로 구매력이 떨어지고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이로 인해서 또는 의료체계 변화로 병원에도 갈 수 없는 '헬스 푸어(Health Poor)'가 현실화 되고 있다. “재산을 잃는 것은 작은 것을 잃는 것이고, 명예를 잃는 것은 많은 것을 잃는다. 하지만 건강을 잃는 것은 전부를 잃는다.” 는 말이 있다. 우리 사회는 고령화와 함께 건강과 웰빙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 져 있다. 헬스 푸어에 대비하고 극복하고자 ‘에코힐링(Ecology Healing)’이 요즈음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에코힐링’을 전면에 내 세운 아파트 분양광고를 본 적이 있다. 과거에는 자연 조망권이 인기를 얻었지만, 최근에는 집 주변에서도 자연을 누리고 자연과 어우러지게 조경한 에코힐링 아파트 단지를 말한다. 해서, 많은 사람들로부터 높은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고 한다.
또한, 이웃 자치단체에서는 원래 별 쓸모가 없었던 계족산에다 15km 숲속 둘레 길을 만들어 황톳길로 조성하였다. 접근성도 좋아 대전 시민들이 많이 찾고 이곳의 자랑거리가 되었다. 맨발로 걸을 수 있도록 ‘에코힐링 코스’로 조성해 전국적으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앞으로 관광자원으로 명소화 할 계획이라 한다.
발바닥에 느껴지는 시원한 촉감과 산림욕으로 피톤치드와 자연산 산소를 마실 때 우리 몸을 가볍게 만들어 준다. 이것이 바로 에코힐링 효과이고, 자연 속에서 치유력을 회복하고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을 누리는 것을 의미한다. 이래서 여러 곳에서 에코힐링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다.
우리 시에서도 우암산 일대에 3.7㎞ 구간을 자연 친화적 숲길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를 시작으로 접근성이 좋고 쾌적한 자연을 자랑하는 곳에 ‘에코힐링 코스’가 우리 주변에도 조성되길 기대해 본다. 시민들이 몸과 마음을 치유해서 여러 종류의 ‘푸어’ 부담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건강한 사회가 구축되어 건강과 웰빙을 누리고 살아갔으면 한다.
권영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