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앉은 자리가 가장 좋은 자리이다.'
밀밭에 벼가 나면 잡초이고, 보리밭에 밀이 나면 또한 잡초이다. 상황에 따라 잡초가 되는 것이다. 산삼도 원래 잡초였을 것이다.
사람도 똑 같다. 제가 꼭 필요한 곳, 있어야 할 곳에 있으면 산삼보다 더 귀하고, 뻗어야 할 자리가 아닌데 다리를 뻗고 뭉개면 잡초가 된다.
타고 난 아름다운 자질을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잡초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보리밭에 난 밀처럼 자리를 가리지 못해 뽑히어 버려지는 삶이 얼마나 많을까?
그러나 우리 각자는 이 세상에 단 하나 밖에 없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너무 소중한 존재이다. 우리 모두가 타고난 자신 만의 아름다운 자질을 맘껏 펼치어 들풀 같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산삼이라도 잡초가 될 수 있고, 이름 없는 들풀도 귀하게 쓰임 받을 수 있다.
현재 자기가 있는 자리가 가장 좋은 자리라 생각하고 늘 감사한 마음으로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살아가는 사람이 복 있는 사람이다.
내가 앉은 자리가 꽃자리라는 오상순 시인의 구절은 힘들 때마다 위로가 되고 격려가 되기도 한다. 마음먹기에 따라 가시방석도 꽃자리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요즈음은 사는 것이 고달프고 힘들어하는 사람이 참으로 많은 것 같다. 그럴수록 마음에 담아 두었으면 하는 말이 있다. 지금 앉아 있는 자리가 꽃자리이니라.
간혹 시를 음미해 보면 인생이 단순 명료해져서 마음을 가볍게 하기도 한다. 별것도 아닌 것을 별것인 것처럼 허상을 좇아 동동거리는 삶이 구차해 진다. 때때로 삶이 지루하고 '인생이란 무엇일까' 하는 생각들이 점차 차분히 정리된다. 지금 이 자리가 불편하다면 내 삶이 온전할 리가 없다. 지금 내가 있는 자리가 소중하다. 내게 주어진 이 시간 이 자리가 소중한 것이다.
자기 운명을 끔찍이나 사랑했던 철학자 니체의 생각이 순간 떠오른다. 평생 여러 가지 고질병을 앓았다고 하지만 이를 통해 자기 삶을 살아가는 법을 배웠다고 한다. 니체는 '하늘에 이르는 환호를 배우기 위해서는 죽음에 이르는 비애를 각오하라‘고 말한다. '자기 운명을 사랑하라'는 명제는 그렇게 나왔고 한다.
지금 내 곁에 있는 사람이 가장 소중하다. 지금 내게 주어진 일이 가장 소중하다. 이 시간 이 자리가 소중한 것이다. 열린 마음과 환한 얼굴로 만나야 하는 이유다. 지금 이 시간을 사랑할 줄 모르면서 훗날의 행복을 기약하는 것은 당치 않다. 그래서 반갑고 고맙다.
때로는 지금 내게 닥친 운명에 대하여 비관하거나 노하지 말고 달게 받아 들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수 있다. 이것이 인생의 묘미일 것이다.
꽃자리 / 구상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반갑고 고맙고 기쁘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나는 내가 지은 감옥속에 갇혀있다
너는 네가 만든 쇠사슬에 매어있다
그는 그가 엮은 동화줄에 묶여있다
우리는 저마다 스스로의
굴레에서 벗어났을 때
그제사 세상이 바로 보이고
삶의 보람과 기쁨도 맛본다
앉은 자리가 꽃자리니라
네가 시방 가시방석처럼 여기는
너의 앉은 그 자리가
바로 꽃자리니라.
인생은 기차여행
인생은 기차여행과 같다. 역들이 있고 경로도 바뀌고 사고도 발생한다. 우리는 태어날 때 이 기차에 타게되며 차표를 끊어주는 분은 부모님이다. 우리는 부모님들이 항상 우리와 함께 이 기차를 타고 여행할 것이라고 믿는다.
그렇지만 부모님들은 우리를 남겨두고 어느 역에서 내려 버린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다른 승객들이 기차에 오르며 이들 중 많은 이들이 중요한 사람들이다.
우리의 형제 자매들, 친구들, 자녀들 그리고 우리가 인생에서 사랑하는 사람이다. 많은 이들이 여행 중에 하차하여 우리 인생에 영원한 공허를 남긴다.
많은 사람들은 소리도 없이 사라지기에 우리는 그들이 언제 기차에서 내렸는지도 알지 못한다. 이 기차여행은 기쁨과 슬픔, 환상, 기대, 만남과 작별과 이별로 가득 차 있다.
좋은 여행이란, 동행하는 승객들을 돕고 사랑하며 모두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들의 여행이 편안하도록 최선을 다해 주는 것이다.
이 멋진 여행의 미스테리는 우리가 어느 역에서 내릴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최선을 다해 살아가야 한다. 이견을 조정하고, 잊기도 하고, 용서하며, 우리가 갖고 있는 최상의 것들을 이웃에게 주어야 한다.
이것이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기차에서 내려야 할 시간이 되었을 때 인생이라는 기차를 타고 계속 여행할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기억들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내가 타고 가는 기차에 함께 탄 소중한 승객 중 한 명이 되어 준 당신에게 감사하며 내가 내려야 할 역이 어딘지 모르지만 "고맙습니다" 라는 한 마디를 전하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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