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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건강과 함께 온전한 건강

眞草 권영수 2022. 4. 21. 16:00

사회적 건강도 신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 못지않게 소중하다.

직장 동료들 몇분과 함께 점심시간에 잠시 짬을 내 초정의 한 음식점에서 맛점을 한 후 유호정 카페에 도란도란 모여 앉아 사회적 건강에 대한 얘기를 진솔하게 나누었다. 화사한 봄날 카페 주변에 진달래 연산홍 산철쭉 복사꽃 등 봄꽃들이 만발해 세상밖으로 고개를 내민 파릇파릇 초목과 어울려 우리 일행에게 반갑게 인사라도 나누듯 내려다 보이는 호수가가 눈을 꽤 즐겁게 해 주는 것은 물론 이야기 꽃으로 함께 피어나는 듯했다.

어느듯 장년의 반열에 들어오다보니 너 나 할 것 없이 지연스레 건강이 단골 메뉴이자 화제거리로 떠오르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건강이 최고이지"  물론 그렇다. 그게 안되면 모든 게 다 무너지니 맞는 말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건강이란 질병이 없거나 허약하지 않은 것만 말하는 것이 아니라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으로 완전히 안녕한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라 정의하고 있다. 이는 한 인간으로서 고귀한 삶을 얼마나 영위하느냐 그 질을 따져 본다면 세가지 축이 균형추를 잘 이루어야 한다는 메시지이다.

따라서 신체적 건강, 정신적 건강외에 특히 사회적 건강과 함께 세개의 축이 삼각관계 균형을 잘 이루어야만 제대로 된 건강이고, 이중 한 축이 무너지게 되면 절름발이와 같은 온전한 건강이 아니라는데 인식을 같이 한다. 그 중에도 사회적 건강은 사람들과 교류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으로 한 개인으로서 가치를 더 높힐 수 있고 얼마나 편안하게 사회적 상황에 잘 적응할 수 있는 지를 서로 말해 준다. 그런 점에서 '역사와 문화'라는 깃발아래 우리 모임활동이 더 돋보인다.

건강에서 이 세가지 기둥을 세우고 유지하는 것은 분명히 쉽지는 않지만, 이를 구축하는 과정 자체에 의미를 두고 실천하면 '만족스러운 여유로운 아름다운 노후'로 행복한 삶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이게 혹시나 너무 호사스러운 우리들만의 생각일지도 모르겠지만 모두가 배려하고 그렇게 노력하면서 살면 좋겠다.

사회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남성들에게 나타나는 일반적인 형태로 한 때 잘나가던 시절을 잊지못하고, 또 '이래서 안되고 저래서 안되고'가 많다. 특히 현실세계에서 한발짝 물러나면 어디를 가든 어느 누구한 사람 알아주지도 않는다. 그래서 잘 어울리지 못해 스스로 왕따신세가 되기 쉽다. 현역시절 고위직에 있다가 퇴직한 사람일수록 우울증이나 상실감에 시달리는 경우를 간혹 보았다. 그래서 그 자존심을 과감히 내려놓아야하는데도 그런 '꼰대문화' 습관이 남아있는 게 문제이다.

이에 비해 여성들은 어디를 가든지 어느 누구를 만나든지 쉽게 접근하고 어울리는데, 남자들은 본인의 달라진 사회적 위치에서 부적응이나 미숙함으로 인해 정신적 건강과 신체적 건강까지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게 더 심각하다. 또한 여자들은 세상 우스갯소리로 50대가 되면 학력의 평준화 그다음은 외모의 평준화가 온다고 해서 경계를 쉽게 허물기도 한다. '내가 한때 잘 났으니 나만의 왕따' 남자들은 이런 점을 잘 인식하고 스스로 쳐 놓은 울타리를 걷어내고 개선시키고자 스스로 훈련도 하고 노력해야 한다.

누구에게나 모두 행복한 삶을 누릴만한 권리가 있다. 사회적 건강을 추구하는 공동체문화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고, 주변 정서가 충돌하고 서로 융합하면서 끈끈한 연대감을 형성할 때 비로소 가능하다. 그런데 그런 공동체는 서로간의 이해충돌에 의해서 무너져버리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주변의 여러 에너지가 전체적으로 조화를 잘 이루고 균형을 이룰 때 그 흐름과 순리에 따라 건강하고 풍요로운 삶으로 귀결 된다. 문제는 그렇지 못한 경우인데, 이 또한 자발적인 노력과 행동에 의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서 행복한 삶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앞으로 기대수명이 늘어나면서 더욱더 그렇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