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빙·취미/운동

동반자 올 버디를 하다니

眞草 권영수 2018. 8. 9. 18:34

동반자 4명 모두 같은 홀에서 함께 버디를 하다니 세상에 이럴 수도 있나 보다.

 

숏홀이긴 하지만 볼 위치가 한명은 프린지에, 나머지 3명은 온그린에 올렸다. 첫 번째 타자가 제일 멀리 있는 볼을 프린지에서 롱퍼팅으로 어렵게 넣어 버린다. 본인 스스로 쳐 놓고 놀란다. 두 번째 타자도 거리가 있긴 했지만 그냥 쉽게 넣어 버렸다.

 

그런데 세 번째 타자인 내가 문제이다. 두 번째 볼과 비슷한 거리 위치에 있었고 마지막 네 번째 볼은 가까워서 분명히 넣을 것이라 생각하니 엄청 부담이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정성들여 쳤는데 다행히도 홀에 들어갔다.

 

앞선 3명 모두 넣었기 때문에, 이제 마지막 타자가 가장 가까운 거리에 있었기에 심리적 부담이 상당히 되는 순간이 되어버렸다. 역시 침착하게도 잘 넣어 기억에 남을 올버디 완성작이 되었다.

 

이 순간을 그냥 보낼 수가 없다. 쉽게 주어지는 순간이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인증삿도 함께 찍고 들떤 즐거움을 마음껏 나누었다. 서로 의기투합이 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우리는 이 사진을 오래 기억하도록 영원히 보관해 두자고 했다.

 

행복한 순간이다. 이로 인해 좋은 일을 함께 이루었기 때문에 일행 모두에게 행운이 있기를, 그리고 간강과 함께 좋은 일로 가득하길 바란다.

 

골프는 아름다운 배려의 매너 스포츠이기도 하다. 인디언의 기도 중에 이런 말이 나온다.

 

제일 미워하는 사람들에게도 제가 바른 사람이 되게 하시고, 언제나 친절한 사람이 되도록 저를 도와주소서, 저의 적이 약하고 비틀거리면 그를 용서할 수 있게 해주소서. 그가 항복하면 그를 약하고 곤궁한 형제로 도와줄 마음이 들게 해주소서, 제가 이길 수 있다면 저를 도와 이기게 하시고, 제가 이길 수 없다면 적어도 멋지게 지는 사람이 되게 해주옵소서!”

 

다렌에 부부동반으로 운동을 다녀왔다. 추억의 시간으로 함께 보낼 수 있어서 더 행복하다. 부부가 함께 할 수 있어서, 반가운 지인들과 함께 할 수 있어서, 취미활동으로 운동을 함께 해서, 해외여행을 함께 해서, 맛나는 음식을 함께 나눌 수 있어서, 서로 마음을 나누고 어울릴 수 있어서, 삶의 여유와 행복감을 느낄 수가 있어서 더욱 더 그렇다.

 

올 여름 날씨 유례 없이 유난히 덥다. 매일 폭염으로 기록을 세우는 국내보다 기온이 4~5도 정도 낮고, 바닷가 바람이 불어와 운동을 할만했다. 떠나기 전에 걱정도 좀 되기는 했지만 즐거운 라운딩으로 일행 모두가 3박4일 90홀을 무사히 마칠 수가 있어서 다행스러웠다. 이를 두고 '아름다운 동행'이라 이름 붙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