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저력, 중국대륙의 감동
대한민국의 저력, 중국대륙의 감동
중국의 힘, 마음만 먹으면 모든 것을 한다. 미국에 이어 G2 국가로 위상이 높아진 13억의 인구 중국,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을 통해 남부지역의 발전모습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한 기회였던 것 같다. 지난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 어린 아이의 립씽크 노래, 야간 불꽃놀이에서 컴퓨터그래픽 추가, 건축 중인 건물에 그림으로 디자인해서 사람들의 눈을 깜쪽같이 속였다. 이번 대회에서 이런 것은 없었다. 433m 높이의 관광용 전망대 및 103층짜리 광저우국제금융센터 등 대형 건물의 위용, 도로변과 중심지에 흐름한 건물의 리모델링, 개폐막식이 열린 하이신사 섬을 중심으로 한 아름다움, 자원봉사자만 59만 명, 넘쳐나던 자전거를 2년 만에 모두 없애 버렸다고 한다.
대회기간 아시아 주변국에 대한 배려와 손님맞이가 좋았다. 아시아를 대표하는 진정 대국으로서평화의 사절로 정도의 길로 가길, 아시아를 넘어 세계가 바라는 바일 것이다.
대한민국의 저력, 금메달 76개로 원정 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을 올리며 4회 연속 종합 2위를 달성했다. 박태환 수영 3관왕과 부활, 남자 사이클과 여자 수영에서 깜짝 금메달, 양궁 8연패와 김우진 궁사의 세계 신기록 수립, 장미란의 그랜드슬램 달성, '포스트 이봉주'의 지영준 남자 마라톤에서 우승, 권투 레슬링 등 몸으로 때우는 종목보다 승마 골프 볼링 카누 요트 등 소위 부르조아 종목에서 강세를 보여 주었다.
4년 뒤 아시안게임을 개최하는 송영길 인천시장이 폐막식 단상에 올라대회기를 이어받으면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했다. 총길이 18km 사장교형식 교량 인천대교가 있고, 실패작 일본 나리타공항을 따라 해서 성공한 공항으로 5년 연속“세계최고 공항”상을 차지한 자랑스런 인천국제공항과 그리고국제신도시 송도가 있다는 것이 다음 대회를 기대해 볼만한 대목이다.
일본은 없다. 1993년 당시 전여옥 KBS기자가 일본인의 특성을 나쁘게 보고 미래에 대한 우려의 의미로 개인 경험담으로 집필한 책을 읽은 적이 있다. 우연일까 잘 나가던 일본경제가 부동산경기 침체와 거품경제의 후유증으로 인한 잃어버린 10년, 근래 토요다 자동차의 대량 리콜사태, 소니가 삼성과 LG 등 국내 글로벌 기업에 1위 자리를 내 주어야하는 수모, G20정상회의와 ASEM 정상회의 개최에서 상대적으로 미흡 했던 점, 이번 대회 금메달 48개, 이게 일본의 현 주소이다. 주변국으로나 역사적으로나 얄미운 면도 있었지만, 좋든 싫든 함께 경쟁과 동기부여로 동반성장의 길로 계속가야할 것이라 본다. 그래서 우리 곁에 일본은 있다.
중국대륙의 감동, 세계 여자 역도 최초로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직후 감사의 의미로 장미란 아버지가 큰절을 올린 사진이 언론에 공개돼 중국 대륙을 가슴 뜨겁게 하였다. 이 감동 스토리를 '얼짱'을 쫓는, '금메달'을 쫓는 한국이 아닌 중국 언론에서 먼저 전했다는 것에 씁쓸한 면이 있었다. 7개월 임산부의 사격 2관왕 김윤미 선수의 말“오복아, 엄마는 너무 행복하단다.” 부은 얼굴, 불룩한 배, 둔한 움직임, 하지만 그래서 더욱 아름다워 보였고 신선한 충격으로 와 닿았다.
박주영의 눈물, 축구 결승행이 좌절되어 병역혜택과 동기부여도 사라졌지만(개인적으로 최소 20억 이상 손실을 보았다고 함), 와일드 카드로 박주영은 3~4위전에 나섰다. 포기하지 말자고, 당당히 나서자고 후배들을 다독이며 힘을 불어 넣었다. 경기가 끝난 순간 감독을 껴안고 자신이 짊어질 수밖에 없었던 짐을 내려놓는 기분에 눈물이 흘러 내렸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것을 이번에 얻었다. 소중한 것을 깨우치게 됐다. 인생을 살아오면서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았다" 말처럼 본인은 물론, 자라나는 청소년들에게 금메달보다 더 소중한 교훈이 되었을 것이라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