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수필/후기

‘기쁜 날, 좋은 날, 행복한 날’로 섬 산행이라.

眞草 권영수 2013. 9. 29. 14:36

‘기쁜 날, 좋은 날, 행복한 날’로 섬 산행

맑은 하늘, 가을과 바다, 그리고 길다란 섬과 봉우리가 많다고 하는 장봉도 섬 산행이라. 

 

산우회 회원들과 함께 산행하면서 누군가 개피나무와 열매를 따서 향기를 맡아 보라 한다. 추어탕 먹을 때 나는 그 향기와 똑 같다고 얘기한다. 야트막한 산 봉우리에 들꽃과 함께 야생화도 보기 좋게 피어나 우리를 기다린다.

 

순간 고은의 시 ‘그 꽃’에서 나오는 문구가 떠오른다.

“내려갈 때 보았네

  올라갈 때 보지 못한 그 꽃“

 

시는 짤막하지만 누구에게나 강렬하고 매력적인 인상과 함께 많은 시사점을 들려준다. 여러 사람에게 다양한 울림을 주고 감동을 안겨 준다. 인생을 살만큼 살아 본 사람이 아니라면 쉽게 뱉을 수 있는 말이 아니다. 승리와 패배, 젊음과 늙음, 기쁨과 슬픔 등 상승과 하강 곡선의 끊임없는 교차가 이루어지는 것이 인생이라면 어느 한 시기에서든 이 시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깨닫게 된다.

 

산을 오를 때 보이지 않는 꽃이 산을 내려 올 때 보인다. 왜 그럴까? 정상을 밟아 보겠다는 급한 마음에 오르니 산이 보여주는 진실이나 아름다움을 못 보고 놓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내려올 때는 여유로운 마음에 산과 자연이 보여주는 아름다움을 맛볼 수 있다.

 

진급이다 승진이다 명예와 돈 많이 벌어야 한다는 핑계로 소중한 삶의 행복을 미루거나 놓쳐버리는 것이 아닐까? 직장에서 정상에 올랐다가 아이들과의 대화나 놀이가 부족하다하여 사표를 낸 어느 CEO처럼 뒤늦게 후회하지는 않을까?

 

인생 1막은 학창 시절, 인생 2막은 조직 브랜드 시절, 인생 3막은 나의 자체 브랜드 시절이라 한다. 우리가 여기 인생 3막에 속하겠지. 이제라도 깨닫고 느끼면서 살아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 번 관악산 산행 때 커다란 나뭇잎을 따서 하트 모양으로 대충 오려내 그 속으로 얼굴 내밀고 사진 속에 담던 모습이 생각난다. 오늘은 회장님이 사전에 가위도 준비하셔서 꽃도 달고 사진 속으로 예쁘게 담으려는 회원들의 업그레드 된 모습을 보면서, 우리는 ‘기쁜 날, 좋은 날, 행복한 날’로 마음 속 기억될 것이라 본다.

 

우리는 여유로운 마음으로 그 꽃을 보았다네 !

 

2013. 9. 29. 권영수

 

이카이 마카다 니카이카?  니가카이 내가카지 니가안카면 내가카나  : 무슨말?